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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9%가 게임중독 위험군… “상담센터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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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9%가 게임중독 위험군… “상담센터 찾으세요”

김예윤기자 입력 2018-05-03 03:00수정 2018-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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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문센터 6곳 운영
심리상담-봉사활동 통해 치료… 사이버음란물-왕따 예방 교육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에서 학생들이 나무로 ‘스마트폰 쉼터’를 만들고 있다. 이 쉼터는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넣어두는 보관함으로 사용한다. 보라매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제공
지난해 8월 어느 날 저녁 이모 군(14·서울 강남구) 집에 119구급대가 출동했다. 형과 TV 채널을 두고 다투는 이 군을 혼내면서 어머니가 “너는 게임 좀 그만해”라고 한마디 덧붙이자 사달이 났다. 부엌으로 성큼성큼 걸어간 이 군은 식칼을 꺼내들고 나와서는 험한 욕을 하며 악을 썼다. 그 광경을 본 어머니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다음 달 이 군의 부모는 동작구 보라매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보라매아이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보통 한부모 가족같이 취약계층 학생들이 인터넷에 중독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 군 사례를 살펴본 보라매아이윌센터 김희주 상담팀장의 말이다.

이 군은 지능지수(IQ) 130대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영재교육원을 다니고 있다. 이른바 문제아와는 거리가 멀던 이 군은 중학교에 입학한 후 달라졌다. 1학년 1학기 초반부터 거짓말을 하며 학원을 빠졌다. 1학기를 마칠 무렵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아예 학교를 가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10∼11시간씩 PC방에서 살았다. 게임에 빠진 것이다. PC방에 갈 돈이 없으면 같은 반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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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군은 상담 받을 뜻이 없었다. 보라매아이윌센터 상담교사가 집으로 직접 이 군을 찾아갔다. 상담교사가 찾아간 첫날 이 군은 “게임하러 가야 된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매주 한 번씩 찾아오기를 한 달쯤 하자 변화가 생겼다.

“왜 상담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스스로 게임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왜 그렇게 게임을 하게 됐는지” 등의 질문에 이 군은 “초등학교에서 공부만 하느라 놀지 못한 게 억울했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 다음부터는 수월했다. 심리검사를 해보니 이 군은 성취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 및 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취욕을 자극하면서 배울 만한 것을 찾았다. 컴퓨터 드론 조종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보라매아이윌센터 봉사동아리에 들어가 연탄배달봉사와 치매 노인을 돌보는 일에 참여했다.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PC방 갈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않는 일이 잦아지면서 사이가 나빠진 친구들에게도 정식으로 사과했다. 이 군 어머니도 자녀와의 의사소통 방식을 점검하는 등 상담을 받았다.

이 군은 지난달 8개월간의 상담을 마쳤다. 학교 수업은 빼먹지 않고 착실히 다닌다. 이 군처럼 치유되는 학생도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학생은 게임이나 스마트폰 중독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 지난해 창동아이윌센터와 광운대가 초중고교생 약 1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98명)가 위험군(잠재적 위험군 4.4%, 고위험군 4.4%)으로 분류됐다. 위험군 가운데 46명은 중학생이었다. 특히 중1이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 팀장은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소극적으로 대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중독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는 보라매아이윌센터를 비롯해 광진 창동 서대문 강북 강서 등 모두 6곳의 아이윌센터가 있다. 센터마다 4, 5개 구를 관할한다. 사이버음란물, ‘사이버 왕따’, 게임중독 등에 대한 상담 및 예방활동을 벌인다. 개인 및 가족 상담과 표현예술 치료, 나무로 ‘스마트폰 쉼터 만들기’ 등을 한다.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인터넷 및 스마트폰 과다 사용 예방교육도 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게임중독#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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