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을 만난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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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6마리… 10년내 100마리
향후 백두대간 전역서 출현 가능성… 정부, 퇴치 스프레이 등 보급 추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천연기념물 제329호·사진)의 개체수가 10년 내 100마리 이상 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부는 2일 반달가슴곰의 개체수가 빠르게 늘어나 올해 정책 목표를 ‘개체 복원’에서 ‘서식지 관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2004년 처음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올해 초 새끼 8마리가 태어나면서 총 56마리로 늘어났다. 2020년까지 50마리로 늘리겠다던 당초 목표를 2년 일찍 달성한 것이다.

반달가슴곰 복원 연구를 진행 중인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과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은 2027년 개체수가 98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증식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1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환경부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현재 방사 지역인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적정 개체수는 78마리다. 결국 2027년 이후 적어도 20마리 이상이 외부 지역으로 분산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지난해 6월 수컷 반달가슴곰 ‘KM-53’이 지리산국립공원을 벗어나 100km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 출현했다.

전문가들은 지리산과 덕유산, 속리산 등 중남부권역 국가 생태축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반달가슴곰 일부가 백두대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아예 일부 개체군을 백두대간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자연적 분산에만 기대지 않고 정부가 일부를 인위적으로 분산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식 가능 지역이 늘면 사람과 부딪칠 기회가 늘어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립공원 탐방객 수만 연 4000만 명 이상이다. 2016년 반달가슴곰을 보거나 맞닥뜨렸다고 신고한 건수가 8건이었다.

환경부는 일단 반달가슴곰이 1회 이상 출현했거나 출현할 가능성이 높은 전남과 경남 등 5개 광역단체와 17개 시군,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를 구성해 곰 대처 요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곰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에는 주민들에게 곰 퇴치 스프레이를 보급하고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한 방지 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지리산#반달가슴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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