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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손자와 논술 편지… 시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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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손자와 논술 편지… 시대를 쓰다

박선희 기자 입력 2018-05-03 03:00수정 2018-05-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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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조재면군과 ‘대화’ 출간
손자 글에 趙작가가 의견 달아… 정치-사회 등 다양한 현안 논의
“세대 뛰어넘은 대화 너무 흡족”
손자와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논술로 대화를 주고받 고 이를 책으로 엮어낸 소설가 조정래 씨와 손자 재면 군. 그는 “국가 중대사를 놓고 손자와 글을 주고받는 건 큰 기쁨이었다”고 말한다. 해냄 제공
“우리 고등학생들은 교과서 이외의 책은 읽은 적이 거의 없고 주입식 입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수한 문제들을 외우고 외우는 일만 죽기 살기로 되풀이한다. 하지만 달달 외우는 암기 시험만으론 창의적 능력, 개성적 사고력을 알 수 없다.”

소설가 조정래 씨(75)가 최근 고등학생 손자 재면 군(18)과 함께 정치, 사회, 문화 현안에 대한 논술편지를 주고받은 책 ‘대화’(해냄)를 펴냈다. 조 씨는 2015년부터 신문 사설을 오려 재면 군에게 전해주기 시작했다. 합리적인 객관성과 설득력을 확보하는 논리적 글쓰기 힘을 기르는 데 사설 공부보다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씨는 20년 전 대학생이던 아들과 신문 사설로 대화를 나누면서 글쓰기 훈련을 시킨 경험이 있다. 또다시 2015년부터 신문을 읽고 정성껏 스크랩한 사설을 매주 손자에게 전해준 지 1년여 후 고등학생이 된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논술편지를 주고받자는 제안을 해왔다. 조 씨는 “그냥 읽어보기만 하라고 줬었는데 세상에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소설가 할아버지와 고교생 손자는 박근혜 전 정부의 국정 교과서 추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남녀의 성역할 등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한다. 손자가 먼저 논술을 쓰면 할아버지가 그 글을 읽고 교정할 곳을 꼼꼼히 표시한 뒤 의견을 집필해 화답하는 식이다. 손자의 글에는 10대의 눈으로 본 사회 모습이, 작가의 글에서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 이들이 쓸 수 있는 노련한 관점이 담겨 있다. 맞춤법까지 일일이 바로잡은 할아버지의 교정본도 함께 실렸다. 세대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은 논술 교류에 작가는 각별히 공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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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선택한 문제를 놓고 두 가지 과제 앞에 서게 됐다. 첫째, 글이 손자가 쓴 길이보다 짧아서는 안 된다. 둘째, 손자의 예상을 넘어서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조 씨는 “국가와 사회의 중대사를 놓고 할아버지와 손자는 그렇게 글로 대화한 것이 더없이 흡족하다”며 “이 글이 단순히 할아버지와 손자의 글쓰기 대화로 끝나지 않고 여러 사람의 논술 쓰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조정래#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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