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자택 ‘비밀 공간’ 추가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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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한진家 밀수-탈세의혹 수사
“안방-지하 등 3곳에 대형금고, 해외서 사들인 물품 보관” 제보
조현민 경찰조사서 혐의 전면 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 일가의 밀수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관세청이 2일 조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은 조 회장 자택에서 이른바 ‘비밀 공간’ 여러 곳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평창동 조 회장의 자택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있는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 및 의전팀 사무실,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중구 서소문 한진 국제물류지점 등 5곳에 조사관 3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대한항공 관련 압수수색은 이번이 세 번째, 조 회장 자택은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압수수색 전 관세청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제보자로부터 자택 내 비밀 공간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조 회장 집에 해외에서 사들인 물품을 보관하는 이른바 ‘비밀의 방’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현물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방 등에서도 “자택에 밀실 3곳이 있다. 안방 내부에 비밀 금고가 있는 공간과 다락방, 지하에 각각 대형 금고가 숨겨져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압수수색에서 제보자가 지목한 ‘비밀 공간’의 존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은 이곳에서 압수한 구체적인 물품 명세를 밝히지 않았다. 만약 관세 신고가 되지 않은 고가의 해외 물품이 확인될 경우 조 회장 일가의 혐의 입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경찰에 출석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는 약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이른바 ‘갑질’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전무는 “광고 촬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행사 측에 문의했는데 답변이 없었다. 무시당하는 기분에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벽 쪽을 향해 던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음료가 담긴 종이컵을 손으로 밀었는데 사람이 맞은 것”이라며 참석자를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 인멸 의혹도 부인했다. 갑질 논란이 불거진 뒤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익명 게시판에 게시된 직원들의 제보 글을 삭제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전 전무는 조사 후 경찰서를 나오면서 “폭행 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잠시 웃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경찰 조사를 비웃는 듯한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계획대로 된 것이라는 웃음이냐” 등의 비난 의견이 쏟아졌다. 경찰은 조 전 전무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혁 hack@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한진그룹#조양호#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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