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회담 다음날 33분 보도, 선언문 7분 소개… 정상 육성은 안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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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비핵화 선언]北매체들 ‘완전한 비핵화’ 등 정상회담 내용 상세 보도
노동신문, 회담 사진 61장 게재

北, 퍼스트레이디 대화 영상도 내보내 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한 남북 정상회담 만찬 모습. 북한
 매체는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만찬장에서 서로 마주 보며 
대화하는 장면 등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 장면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北, 퍼스트레이디 대화 영상도 내보내 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한 남북 정상회담 만찬 모습. 북한 매체는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만찬장에서 서로 마주 보며 대화하는 장면 등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 장면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 북한 매체가 일제히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했다. 방송, 라디오, 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 판문점 선언 전문을 소개하며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대내외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처음으로 회담 내용을 담은 영상을 33분간 상세히 보도했다. 이 가운데 7분 동안 ‘판문점 선언’의 전문을 소개하며 “북과 남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조선 반도(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전했다. 북남수뇌회담(남북 정상회담), 삐라 살포(전단 살포), 장령급 군사회담(장성급 군사회담) 등 북한식 표현으로 일부를 수정한 것을 제외하면 회담 당일 발표된 선언문 내용과 동일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를 타고 판문점으로 향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등을 시간 순서대로 소개했다. 두 정상의 포옹과 도보다리 회담 등도 그대로 전파를 탔다. 관례대로 문 대통령이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은 실리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1면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첫 악수 사진을 싣고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놓은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6개 면 가운데 4개 면에 61개 사진과 판문점 선언문 전문을 게재해 회담 분위기를 상세히 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선언문 전문을 자세히 전했다.

이는 20일 열린 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지를 기습 선언하며 경제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공표한 의지를 다시 한번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노동신문은 29일 ‘미국식 민주주의의 허황성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논설을 실었다. 논설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인민대중의 지향과 요구를 무자비하게 짓밟는 가장 반동적이고 반인민적인 통치체제이며 침략과 간섭의 도구”라고 비판했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비핵화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공포감이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안보통일연구부 교수는 “합의문 전문을 공개한 것은 비핵화 자체가 선대의 유훈이기 때문에 대내 통치용으로도 크게 무리될 것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은 하지만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일으켰듯 외부 시류에 흔들리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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