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준비된 무대서 탁월한 연기… 놀라다 못해 감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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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비핵화 선언]美전문가들 김정은 높은 평가
“정상국가 리더 보여주는 쇼맨십, 트럼프와 닮은꼴… 충돌 가능성도”

“그(김정은)의 당당함에 감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학자들은 27일 판문점에서 보여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거침없고 호탕한 모습에 ‘놀라다 못해 감탄했다(shocked and even awed)’고 미 언론이 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전 세계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김정은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유롭게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그가 가진 탁월한 쇼맨십의 증거라는 것이다.

미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당당한 행보 뒤에는 자신이 정상국가 지도자임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는 과시욕과, 합법적 통치력을 가진 리더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증명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국방부 차관보였던 에이브러햄 덴마크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센터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판문점 배치부터 소품까지 철저히 준비한 것은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처음부터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잘 준비된 무대에 등장해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의 말투와 농담, 제스처야말로 화해 장소에 등장한 분단국가 정상으로서 ‘퍼펙트(완벽)’에 가까웠다”고 높이 평가했다.

덴마크 센터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닮은꼴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비슷한 성격과 협상전술을 가진 김정은-트럼프 조합의 만남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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