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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점토로 동작 만들어 한 컷씩 ‘찰칵’… “좌충우돌 꿈을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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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점토로 동작 만들어 한 컷씩 ‘찰칵’… “좌충우돌 꿈을 그려요”

유윤종 기자 입력 2018-04-25 03:00수정 2018-04-2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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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만스튜디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의 주인공인 엉뚱한 발명가 월레스와 애견 그로밋은 늘 좌충우돌하지만 꿈과 아이디어로 가득 찬 세계를 보여준다. 단편 애니메이션 ‘525 크래커백’. ⓒAardman Animations Limited 2005

‘클레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만화영화’라고도 하는 애니메이션은 요즘엔 대부분 컴퓨터로 그림 작업을 하죠. 예전에는 주인공들의 움직임에 맞춰 한 장 한 장을 모두 손으로 그렸어요. 그런데 이것들과 다른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있습니다. 섬세하게 빚은 점토 모형에 조금씩 모습을 바꾸고, 이를 한 장씩 찍어 연결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인 아드만스튜디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아드만 애니메이션: 월레스&그로밋과 친구들’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런’ 등 이 회사가 제작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점토 인형, 촬영 세트, 미리 그려본 스케치 등을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전시와 함께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흥미로운 세계를 만나볼까요?

○ 그림으로 시작해 점토에 숨 불어넣기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도 처음은 다른 애니메이션과 똑같아요. 상상한 내용을 연필이나 붓으로 종이에 그려보는 것이죠. 그려본 그림들을 놓고 제작자들이 토론하면서 캐릭터의 크기, 비율, 표정, 분위기 등을 바꿔 나갑니다. 그 뒤 영화 속 이야기가 펼쳐질 배경과 캐릭터를 제작하죠.

아드만스튜디오는 주인공들의 움직임을 표현할 점토를 직접 만들어요. ‘아드 믹스’라고 부르는데, 아주 유연하기 때문에 보통의 점토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동작과 표정을 나타낼 수 있어요. 배경 위에 설치된 점토 주인공들을 직접 손으로 만져 아주 조금씩 동작과 표정을 변화시키고, 그때마다 사진 한 장씩을 촬영하는데 이 한 장 한 장을 연결하면 움직이는 동영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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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작업으로 주인공이나 물체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제작자 의 땀과 정성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죠. 이렇게 한 장씩의 정지된 사진을 연결하기 때문에 ‘스톱모션(정지동작) 애니메이션’이라고도 부릅니다.

○ 태엽카메라에서 클레이 애니 대명사로

아드만스튜디오의 탄생을 알아보기 위해 52년 전인 1966년, 영국 남서부 작은 마을인 ‘월튼 온 템스’로 가보겠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두 소년, 피터 로드와 데이비드 스프록스턴은 친구였어요. 둘은 디즈니 등의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었고, 마침 스프록스턴의 아버지는 사진가였죠. 두 소년은 스프록스턴 아버지의 태엽식 동영상 카메라를 빌려 그들만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작 ‘인터뷰’를 제작할 무렵의 아드만스튜디오 창립자 피터 로드(왼쪽)와 데이비드 스프록스턴. ⓒAardman Animations Limited 1989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일하던 스프록스턴의 아버지가 이를 보고 영화 제작용 필름을 구해다 주었고, 두 친구들은 ‘아드만’이라는 슈퍼 히어로를 상상해낸 후 이를 주인공으로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놀랍게도 BBC가 이 애니메이션을 사들였습니다. 자신을 얻게 된 두 사람은 1972년 ‘아드만 애니메이션’이라는 회사 이름을 등록합니다.

1989년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동물원 인터뷰’는 이듬해 가장 권위 있는 영화상 중 하나로 꼽히는 오스카상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어요. 이를 계기로 전 세계가 아드만의 이름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리고 1992년 ‘월레스와 그로밋-화려한 외출’, ‘월레스와 그로밋-전자바지 소동’이라는 두 걸작이 탄생했어요. 발명이 취미인 별난 아저씨 월레스, 그리고 그의 똑똑한 애견 그로밋이 우주선도 만들고, 저절로 걸어가는 자동바지도 만들면서 벌어지는 온갖 소동을 그려냈죠. 전 세계 가족 관객의 시선을 끌어모은 이 작품 이후 2000년에는 첫 장편 애니메이션 ‘치킨런’이 탄생했어요. 닭장에 갇힌 닭들의 목숨을 건 탈출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죠. 이후 ‘월레스와 그로밋-거대토끼의 저주’ ‘플러쉬’ 같은 걸작 장편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평소 보고 싶던 캐릭터와 만나세요

아드만의 제작자들은 조명의 마술사로 불린답니다. 숨 막히게 긴장되는 장면에서 그림자 하나가 어둠 속에 숨은 얼굴 위를 지나간다거나, 빛을 변화시켜 한 장면 안에서 계절의 변화까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숀더쉽’ 세트에서 낮이 밤으로 바뀌는 조명의 마술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드만스튜디오의 영화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생활용품들도 많이 등장해요. 이 축소 모형들은 모양뿐 아니라 빛을 반사하는 정도나 매끄러움까지 정확하게 표현해 영화의 아름다움과 재미를 더해줍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아트숍에서는 주인공들의 캐릭터 인형과 여러 흥미로운 소품을 구입할 수 있죠.

참, 어린이날 이틀 전인 5월 3일(목)에는 아드만스튜디오의 최신작인 ‘얼리맨’이 국내 개봉됩니다. 아주 먼 옛날, 석기 마을의 주인공들과 청동기 왕국의 침략자들이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한판 승부를 그렸죠. 이번 전시를 보고 ‘얼리맨’을 관람하면 그 재미와 감동이 훨씬 커질 거예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아드만 애니메이션 월레스&그로밋과 친구들

전시: ∼7월 12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검색: 아드만 애니메이션 www.instagram.com/bais_korea
#클레이 애니메이션#아드만스튜디오#월레스와 그로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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