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 의혹 김기식, 4년 전 발언 재조명… ‘내로남불’?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12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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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는 의혹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국민이 절반 이상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과거 한국정책금융공사의 로비성 출장 의혹을 강하게 비판했던 김 원장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김 원장은 4년 전인 2014년 10월 제 19대국회 국정감사 정무위원회에서 당시 한국정책금융공사 임직원들의 외국 공무출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정무위 간사로 활동하던 김 원장은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에게 “공무로 해외 출장을 가는데, 더군다나 지금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자금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쪽이고 정책금융공사 직원은 이 투자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심사하는 이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기업의 돈을 받아서 출장을 갔는데 도대체 비행기를 어떻게 탔고, 어디서 잤고, 체재하면서 무슨 돈을 썼는지 등등에 대해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따졌다.

김 원장은 한국정책금융공사의 항공료·숙박료·체재비 등 출장내역 자료를 제시하며 “이것은 명백히 로비고 접대다.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기업과 그것을 심사하는 직원의 관계에서 이렇게 기업의 돈으로 출장 가서 자고, 밥 먹고, 체재비 지원받는 것, 이것이 정당한가?”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조금 불합리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답하자 김 원장은 “불합리한 정도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라. 자금 지원받으려고 하는 기업한테 돈 받아서 비즈니스, 퍼스트 타고 가서 하루 70만 원 짜리 호텔에서 자고 식비 다 지원받으면서 그렇게 해가지고 투자 심사해서 투자 결정한 그것을 객관적이라고 누가 믿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민간기업도 아니고 국가 공공기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원장의 발언은 당시 정무위 간사로서 역할을 한 것이지만, 한국정책금융공사를 향해 로비성 출장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압박했던 김 원장이 4년 후 외유성 출장 의혹에 휩싸이게 되자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2015년 정무위 위원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원을 받아 미국과 이탈리아 등 외유성 출을 다녀왔다는 의혹과 함께 당시 동행한 비서에 대한 고속 승진 의혹도 받고 있는 김 원장은 이와 관련 “업무와 상관없는 외유성이라든가 혹은 로비성 외유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라며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분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국회의원 임기 말이던 2016년 5월 네덜란드와 스웨덴 등으로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서도 “주요 정책 관심과제였던 국내의 통합 정책금융기관, 사회적 합의 모델 구축방안에 관한 유럽 주요국 사례를 연구하려는 목적이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출장에 대해 문의했고, 정치자금을 사용해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출장 결과는 19대 국회의 정치자금 회계보고서를 통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의혹과 관련 김 원장에 대한 ‘해임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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