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술, 투자자에 소개하는 절호의 기회”

중기부-공학한림원 ‘제1회 비욘드 팁스 데모데이 행사’

지난달 29일 비욘드 팁스 데모데이 행사에 참가한 투자자들이 팁스 창업팀인 로보러스의 부스에 방문해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차국헌 서울대 공대 학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이현순 두산그룹 부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한규환 전 현대모비스 부회장. 중소기업벤처부 제공

“투자자들 앞에서 이런 기회를 가진 것이 중요해요. 1위도 기쁘지만 추가로 투자할 투자자를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2018년 ‘제1회 비욘드 팁스(Beyond TIPS) 데모데이 행사’.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계해주는 이번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투자연계(IR) 피칭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주윤 닷(dot) 대표가 소감을 밝혔다. 기술만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은 투자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팁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창업 지원 제도다. 민간 주도로 창업팀을 선발한 뒤 최장 3년 동안 최대 10억 원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423개 창업팀이 지원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공학한림원은 창업팀들의 후속 투자 유치도 돕기 위해 데모데이 행사인 비욘드 팁스를 지난해부터 열고 있다.

IR 피칭 대회는 비욘드 팁스 행사 중에서도 스타트업들의 관심을 모았다. IR 피칭은 팁스 창업팀 8개가 각각 4분 발표, 3분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투자자에게 기업을 설명하는 시간이다.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 삼성벤처투자, LG전자 등에서 온 전문평가단 12명과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이현순 두산그룹 부회장 등 공학한림원 회원 18명이 청중평가단으로 참여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 대표의 ‘닷’은 능동형 전자기 방식으로 점자를 나타내는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갖고 있다. 닷은 이 기술을 이용해 시각 장애인용 스마트워치나 패드를 제작했다. 김 대표는 기술 자체를 소개하면서 사업 계획, 닷의 스마트워치를 사용해본 시각 장애인의 감상을 함께 소개해 발표의 질을 높였다. 2위는 편광을 이용해 실내에서 정밀하게 3차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장혁 폴라리언트 대표가 차지했다. 장 대표는 “투자자를 만났을 때 짧은 시간만 이야기해도 핵심 기술을 이해시킬 수 있도록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노하우를 밝히기도 했다.

IR 피칭에서 수상한 두 창업팀은 상금과 함께 한국공학한림원 기업인 조찬모임인 최고경영자(CEO) 조찬집담회에서 기업을 소개할 기회를 얻는다. 김 대표는 “큰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는 사업과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창업을 막 시작한 사람과 다르다”며 “기업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관점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휴맥스홀딩스 변 회장은 “사업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한 것 같더라도 새로운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 사업이다. 이런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기술 개발 외에도 팀워크를 챙기거나 리더십에 신경 쓰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피며 사업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창업팀에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선 IR 피칭 외에도 기업-창업팀 간의 네트워크 시간을 비롯해 창업팀이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방향을 알 수 있도록 대기업의 신사업 전략 설명회와 투자상담회도 함께 진행됐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