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결승전. 경기 종료 전 한국 대표팀이 상대팀에 먼저 다가가 ‘GG(Good Game)’를 선언했다. GG는 컬링에서 승부를 뒤집기 어려울 때 기권하며 쓰는 말이다.
패자가 먼저 승복하는 ‘GG 매너’의 시초는 스타크래프트다. 건물이 하나라도 남아있으면 패전이 선언되지 않는 시스템 룰상 더는 버티기 힘들 땐 채팅창에 GG를 치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기본 매너였다.
이처럼 일상에서 ‘스타 문화’는 다양하게 남아 있다. 심부름을 시킬 때 붙이는 ‘셔틀(shuttle)’은 프로토스 종족의 병력수송선 이름이다. 빠른 속도와 전술 능력으로 인기가 높았다. 뭔가를 훑어볼 때 쓰는 ‘스캔(scan)한다’는 표현은 테란 유저가 클릭한 지역에서 감춰져 있던 상대방 동태를 5초 동안 밝혀 보는 기능이다. 저그 종족이 땅을 파서 잠복하는 기술인 ‘버로(burrow)’는 일상에서 숨거나 회피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온라인에서 유행한 ‘하삼체’는 숫자 ‘3’과 관련된 징크스를 가진 프로게이머를 놀리려 문장 끝에 ‘∼했삼’ ‘∼하삼’ 등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1999년 디스커버리호는 우주로 스타크래프트 CD를 가져갔다. 판소리(박태오 ‘스타대전 저그 초반러시 대목’)나 가요(래퍼 화나의 ‘라이모닉 스톰’)에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가 접목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가 ‘기호 1번’을 상징화한 맵을 공개하며 선거운동에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활용했다. 29일 게임 전문 리서치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PC방 게임 순위(사용량)는 전체 6위에 올라 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학창시절 추억의 게임을 잊지 못하는 30, 40대 직장인들 못지않게 ‘스쿨챔피언십’(청소년 리그)을 통해 제2의 기욤 패트리, 임요환을 꿈꾸는 학생들의 관심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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