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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건설노조위원장 은신처 알고도 안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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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건설노조위원장 은신처 알고도 안잡아

조동주 기자 , 김자현 기자 , 김동혁 기자 입력 2018-03-29 03:00수정 2018-03-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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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불법점거’ 구속영장 발부
노조사무실 은신 파악한 경찰 묵인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건설노조 사무실 건물 옥상에서 뒷짐을 진 채 어딘가를 보고 있다. 뒷짐 진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불법 시위 주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잠적한 장옥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동조합 위원장(56)의 ‘은신처’가 확인됐다. 다름 아닌 건설노조 사무실이다.

장 위원장의 모습이 포착된 건 27일 오후 건설노조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 영등포구의 4층짜리 건물 옥상이다. 그는 검은색 점퍼와 바지, 하얀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다. 메시지를 보는 듯 손에 쥔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했다. 약 10분 후 장 위원장은 옥상으로 올라온 한 여성과 함께 사무실로 내려갔다. 건설노조 사무실은 이 건물 3층에 있다.

장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마포대교를 점거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13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당일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채 이날까지 보름째 잠적한 상태였다. 경찰도 장 위원장의 소재를 파악했지만 구속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수사 초기도 아니고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피의자의 도피를 묵인한다는 비판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영장 발부 보름 넘도록 체포 안해… 장옥기, 평소처럼 노조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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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동조합 위원장(56)은 구속영장 발부 후 건설노조 사무실에 은신하며 평소와 다름없이 노조 업무를 보는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이따금 건물 옥상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본보 기자가 확인한 27일 오후에도 장 위원장은 옥상을 산책하듯 걷고 있었다. 휴대전화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었다. 경찰의 통신추적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도로 건너편 건물 옥상에 있는 기자를 바라보는 등 주위를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27, 28일 이틀간 장 위원장은 옥상 말고는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 종종 노조원들이 과일 등을 싸들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지난해 11월 28일 장 위원장이 주도한 불법시위로 마포대교 일대가 3시간가량 교통이 마비됐다. 퇴근시간대 시민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경찰 15명 등 18명이 다쳤다. 그러나 장위원장은 13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하며 “올해 말 임기를 끝마치고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히고 곧바로 잠적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장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피의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수사기관은 지체 없이 구치소에 수감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역시 법원의 영장 발부 직후 수감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장 위원장이 버젓이 서울 도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건 경찰이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탓이다. 경찰은 장 위원장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보름이 지난 28일까지 그를 체포하지 않고 있다. 장 위원장의 은신처가 건설노조 사무실이라는 걸 진작 확인했지만 구속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자진 출석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경찰이 장 위원장을 구속할 경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불법집회 주도로 구속되는 첫 노동단체 간부가 된다. 경찰 관계자는 “장 위원장이 구속되면 현 정부에서 집시법 위반 ‘구속 1호’가 된다는 상징성 탓에 수뇌부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노동계를 의식하는 현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이 은신한 건설노조 사무실로 무리하게 진입했다가 노조원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히면 자칫 불미스러운 사태가 생길 가능성도 경찰은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서울 중구 정동 민노총 사무실 압수수색 때도 경찰과 노조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같은 해 조계사에 은신했던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체포작전 때도 노조원들이 경찰을 막아서며 강하게 저항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장 위원장이 광주지법에서 확정된 집행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27일 서울남부보호관찰소에 요청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불법 시위를 주도할 당시 과거의 집회 관련 불법행위로 징역형이 확정돼 집행유예 상태였다. 그는 2014년 2월 전남 목포 건설 현장 시위 도중 비조합원 근로자를 집단 폭행한 혐의 등으로 2016년 7월 광주지법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집행유예 기간에 동종 범죄를 저지르면 수사기관이 보호관찰소를 통해 법원에 집행유예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장 위원장의 경우 법원이 광주지법 사건의 집행유예를 취소하면 관할 검찰청이 형 집행을 위해 추적에 나선다. 추후 장 위원장이 마포대교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는다면 과거 판결 때 내려진 실형(징역 1년)이 추가된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만기가 5월 12일까지인 만큼 보호관찰소와 협력해 체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김자현·김동혁 기자


#불법 시위#구속영장#장옥기#건설노동조합#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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