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보선 보면 美 11월 중간선거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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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러스트벨트’ 하원 선거 촉각


“북한은 미국에 심각한 위협인데도 의회에는 이 위기를 다룰 노련한 의원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경험이 있습니다.”(릭 서컨 공화당 후보·60)

“헤로인이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을 죽이고, 건강보험은 비싸며, 다리와 도로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코너 램 민주당 후보·33)

13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제18 연방 하원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릭 서컨 공화당 후보와 코너 램 민주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곳 유권자들의 표심은 11월 중간선거 향방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주목받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선거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11월 대선에서 20%포인트 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공화당의 텃밭이다. 주의원 4선 출신인 공화당 서컨 후보는 올해 1월 그래비스 여론조사에서 연방검사 출신의 정치 신인 램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순항했다.

하지만 30대의 램 후보는 민주당 소속임에도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등 중도 노선으로 러스트벨트의 블루칼라 유권자층을 파고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화당 의원조차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를 찬성해 철강노조의 지지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최근 여론조사에선 램 후보가 ‘서컨 후보와의 격차를 3%포인트로 줄였다’는 분석(그래비스)과 ‘3%포인트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는 관측(에머슨)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도시 피츠버그를 낀 이 러스트벨트 지역에서의 승리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라는 정치적 업적과 감세와 철강 관세 부과라는 경제적 성과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이에 맞선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25년 만에 승리한 ‘앨라배마의 기적’ 때처럼 공화당 텃밭인 펜실베이니아에서 기적이 다시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중간선거를 대비한 ‘반(反)트럼프 여론몰이’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거꾸로 공화당이 진다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방 하원 의석을 잃게 된다. 펜실베이니아가 공화당 텃밭인 만큼 이기더라도 근소한 차이라면 정치적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음이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서컨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서컨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서컨 후보가 지면 대통령에게 비난이 돌아갈 것을 우려해 유세를 만류했지만 대통령이 강행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펜실베이니아#보선#미국#선거#러스트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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