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또 안갯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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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인 게일, 담보 문제 거론하며 작년말 준공 이후 기부채납 늦춰
4월 개관 위한 시운전 구상도 차질… 문화시설 이용 시민들 애꿎은 피해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에 버금가는 공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내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포스코건설 게일인터내셔널 합작법인) 내부 갈등으로 개관이 지연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에 버금가는 공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내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포스코건설 게일인터내셔널 합작법인) 내부 갈등으로 개관이 지연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온갖 핑곗거리를 만들어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기부채납을 늦추는 것은 인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 합작법인)의 한 축인 게일인터내셔널 측이 지난해 12월 준공한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기부채납이 늦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개관해 10월 5일 ‘인천시민의 날’을 즈음해 첫 공연을 계획하는 인천시는 고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측은 7일 “게일 측이 2009년 4월 맺은 협약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준공된 문화단지의 건축물과 부지를 단계별로 인천시에 기부채납’하기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NSIC 주주사 포스코건설과 게일이 갈등을 빚으면서 기부채납이 미뤄지고 있다. 다음 달 개관을 위한 시의 사전 시운전 구상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경제청은 콘서트홀을 지어 놓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내부시설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 수준의 문화시설을 놀리면 피해는 결국 시민이 본다는 것이다.

기부채납이 늦어지자 인천경제청은 NSIC 주주들을 불러 사용대차(貸借)계약을 체결하자고 수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게일 측은 이사회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게일 측은 포스코건설에 △아트센터 건설 후 잔액 560억 원 지급 △공사비 약 80억 원 임의 증액 정정 △도면서류 제출 △콘서트홀 하자 약 1600건 보수 조치 등을 요구하며 기부채납을 미루고 있다.

게일 측 A 이사는 “시공 완료 검사를 위한 도면을 1년 전부터 포스코건설에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인천경제청 요구로 설계 변경한 부분의 공사비 증액 내용을 담은 서류도 포스코건설이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과 포스코건설은 게일 측이 기부채납보다는 콘서트홀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게일 측이 최근 포스코건설에 거액의 대출을 받기 위해 콘서트홀을 담보로 잡을 수밖에 없다는 뜻을 시사한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또 기부채납 건축물은 취득세 감면 대상임에도 게일 측은 콘서트홀 취득세를 내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수구에 비과세 감면 신고를 내지 않고 취득세를 내겠다고 요청해 18억8400만 원을 내라는 세금 고지서를 받았다. 이후 포스코건설에 취득세 납부용으로 30억 원을 요구해 갈등이 벌어졌다는 얘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감면 대상 건축물에 세금을 내겠다면서 돈을 지급하라는 것은 결국 콘서트홀을 기부채납할 마음이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콘서트홀은 NSIC가 주거단지(마스터뷰 아파트) 개발이익금으로 송도국제업무지구 문화단지 1단계 공사구역에 지었다. 지하 2층, 지상 8층, 연면적 3만8570m²다. 객석 1727석 규모 콘서트홀은 서울 예술의전당과 잠실 제2롯데월드 롯데홀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큰 전문 연주홀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기부채납#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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