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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계무역질서 뒤흔드는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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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계무역질서 뒤흔드는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폭탄’

동아일보입력 2018-03-03 00:00수정 2018-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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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자국의 철강·알루미늄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오랜 기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침해하는 수입품을 규제할 수 있다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제시한 3가지 권고안 중 ‘모든 수입 철강에 24%, 알루미늄은 7.7% 관세 일괄 적용’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하면서 관세율을 올린 것이다. 아직 최종안은 아니지만 한국 등 특정 국가 12곳을 대상으로 53%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단순히 자국 산업 보호를 넘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중국은 물론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인 일본과 캐나다도 즉각 반발하고 있어 국가들 간의 무역보복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EU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위협을 근거로 수입을 규제한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전쟁이나 국가적 위협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자의적인 무역장벽을 쌓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도 1962년에 구소련 등 공산권을 겨냥해 만든 수입제한 규정이지만 기존의 자유무역질서를 존중해 사실상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규정을 근거로 관세를 부가하면서 다른 나라들 역시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이른바 ‘안보 관세’로 무역장벽을 손쉽게 쌓을 수 있다. 미국의 주도로 수십 년간 쌓아온 자유무역이라는 국제질서가 미국에 의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 것이다.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당장 미국 내에서도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비판이 나온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최대 정책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철강·알루미늄 생산업계에 나타날 고용 증가가 다른 산업의 고용 감소로 상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성장률이 올해 0.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면서 뉴욕 증시는 이번 발표 이후 1.6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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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6위의 수출 대국(大國)인 한국은 글로벌 통상전쟁의 최대 피해 국가 중 한 곳이 될 수밖에 없다. 통상 당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미중(美中)은 물론 각국의 보호무역 동향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세계 무역 거래가 급감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철강 관세 부과#세계무역기구#w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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