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모의 화성탐사 이끄는 한국인 대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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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진 텍사스대 교수 최종임무 맡아
하와이에 화성 비슷한 기지 조성, 음식-연료 제한… 인터넷으로 통신
8개월간 고립돼 화성생활연구… 총 6번 실험중 아시아 대장 유일

“심리적 장벽을 깨고 싶었습니다.”

한석진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과 교수(38·사진)는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화성에 고립된 뒤 생존을 실험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모의 화성 탐사 ‘하이시스(HI-SEAS)’ 임무를 총지휘할 대장(커맨더)으로 지난해 11월 뽑혔다. 올해 6년째를 맞는 이 임무에 아시아인이 대장으로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학자인 그가 우주 모의 임무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그는 한계 돌파와 도전을 얘기했다. 본보는 지난해 12월 방한한 한 교수를 직접 만난 뒤, 최근까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추가 인터뷰했다.

이전 대장들이 생명과학, 우주과학 등 이공계 출신인 것과 달리 그는 계량경제학자다. NASA 측에 대원들의 상호 관계가 고립된 화성 임무 수행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통계 모델을 만들겠다며 자신을 어필했다고 했다.

하이시스는 ‘마션’의 주인공처럼 소수의 인원이 가상의 ‘화성’에 고립돼 살아보는 연구 프로젝트다. 직접 화성에 가기 전에 부딪힐 어려움을 사전에 발굴하기 위해서다. NASA와 하와이대가 공동으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 다섯 번 연구를 진행했다. 한 교수는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하이시스 임무에 투입됐다.

한 교수가 거주할 곳은 화성과 흡사하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중턱에 마련된 기지 주변에는 황량한 환경과 111m²(약 33평)짜리 좁은 거주지만 존재한다. 임무가 시작되는 15일 이후, 이들에게는 연료와 음식이 제한되고 외부와의 통신도 송수신이 20분씩 지연되는 인터넷 통신으로 제한된다. 실제 화성탐사에 대비해 4∼6명의 대원들이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이곳에 머물며 극단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 장기간 생활할 때의 심리를 연구한다.

한 교수는 2016년 8월 지원한 뒤 선정되기까지 서류 전형과 세 번의 성격검사까지 거쳤다. 한 교수는 “NASA는 특히 위기대처 능력에 큰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했다. “일을 하지 않는 동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 협동심이나 리더십을 묻는 질문도 받았다.

한 교수는 “영국인 달리기 선수 로저 배니스터가 처음으로 ‘1마일 4분 벽’을 깨자 다른 선수들이 줄줄이 그 기록을 깬 것처럼, 나의 사례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일에 도전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교수는 6일부터 하와이에 들어가 일주일간의 사전훈련을 받고 있다. 본임무는 15일 시작해 10월 15일까지 8개월간 이어진다.
 
신수빈 동아사이언스 기자 sbshin@donga.com
#한석진 텍사스대 교수#nasa 모의 화성탐사#하이시스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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