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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해 죽음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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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해 죽음을 논하다

박선희 기자 입력 2018-02-07 03:00수정 2018-0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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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결정제도 시행 이후
존엄사-의료 현장 이야기 등, 죽음 다룬 책 잇따라 출간
죽음을 다룬 책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른바 ‘웰다잉(Well-Dying)법’이라고 불리는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4일부터 시행되면서 죽음을 선택할 권리와 아름다운 마침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명의료 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질병을 앓는 말기 환자가 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해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매달리지 않게 하는 제도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축시키는 존엄사나 안락사와는 다르지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왼쪽 책부터 허대석의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과 죽어감’, 남궁인의 ‘만약은 없다’. 각 출판사 제공
‘존엄사 전도사’로 불리는 허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가 최근 쓴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글항아리)은 임종을 주제로 환자, 보호자, 의료진이 겪게 될 일을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한 책이다. 환자의 가치관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병의 진행 상태를 본인이 알고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죽음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출판사가 일주일 만에 2쇄를 찍고 증쇄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유명 드라마 ‘오싱’의 각본가인 하시다 스가코가 쓴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21세기북스)도 연명의료 결정법 시행을 계기로 다음 주에 출간된다. 올해 92세를 맞은 저자가 인간답게 죽을 권리와 안락사 법제화에 대한 소견을 담담히 밝힌 책이다. 이현정 21세기북스 편집자는 “조용히 고통스럽지 않게 세상과 작별하기 위해 소극적 존엄사를 넘어 안락사까지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일본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며 “존엄사법 시행으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을 것 같아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죽음의 5단계’ 등 죽음학을 연구하고 호스피스 운동을 이끈 미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죽음과 죽어감’(청미)은 2008년 국내에 소개된 후 최근 기념판이 다시 나왔다. 어떻게 죽는지는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임을 알려주는 책으로,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던 당시 출간됐다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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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분투하는 의사들이 쓴 책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궁인 응급의학과 의사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만약은 없다’(문학동네) ‘지독한 하루’(〃)와 김정욱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대 위에서 겪은 일을 쓴 ‘병원의 사생활’(글항아리)이 대표적이다. 이 책들은 생사의 현장에서 인문학적 시선으로 삶을 폭넓게 성찰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손민규 예스24 인문사회MD는 “의료 현장의 이야기는 간접적으로나마 죽음을 체험하고 의미를 짚어볼 기회를 주기 때문에 죽음을 마주할 기회가 별로 없는 젊은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연명의료 결정제도 시행#웰다잉 법#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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