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상 신동빈 회장 도쿄행… 일본發 불씨 잠재우기 주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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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후 내년초까지 머무르며 일본롯데 경영진에 1심 결과 설명
현지 불안감 해소하고 다독이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건너간 일본 도쿄에서 내년 초까지 머물며 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일본발(發) 불씨’를 잠재우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22일 17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오후에 바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24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의 경영 수뇌부들도 조문을 위해 대거 일본을 방문한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와 소진세 롯데 사회공헌위원장, 이원준 롯데 유통BU장(부회장), 송용덕 롯데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 이재혁 롯데 식품BU장(부회장), 허수영 롯데 화학BU장(사장) 등이 25일 출국할 예정이다.

신 회장 장인인 오고 요시마사(淡河義正) 전 다이세이(大成)건설 회장은 신 회장의 1심 선고 하루 전인 21일 도쿄에서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신 회장은 맏사위 자격으로 장인의 빈소를 지키며 26일 발인까지 참석한다. 황 공동대표 등 롯데그룹 수뇌부도 모든 장례절차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후 부인인 마나미 씨 등 가족과 함께 연말연시를 일본에서 보내고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이다.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공식 일정은 없지만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을 만나 1심 결과를 설명하고 사업 현안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1심에서 일부 유죄가 내려진 것을 문제 삼을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신 회장의 일본 체류 기간에 일본롯데 경영진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다독이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 등은 호텔롯데 지분의 99%를 갖고 있어 한국 롯데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위치에 있다.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50%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를 합병하는 것으로 지주사 전환을 완성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1심 선고로 구속은 면했지만 상급심에서 다른 결정이 나오면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내년 1월 26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돼 뇌물을 건넨 혐의에 대한 재판이 예정돼 있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한 상태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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