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4차 산업혁명시대의 진로교육 “외부 잣대 아닌 자신의 스토리로 진로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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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N T E R V I E W] 이지연 초대 국가진로교육센터장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사회 모습을 정확하게 예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래의 변화는 긍정적, 부정적 요소를 동시에 가지면서 고용, 교육, 경제,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형적, 반복적인 일자리는 사라지고 직업의 생성, 분화, 소멸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여러 학문 분야의 경계가 없어지는 대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혁신의 다양성이 확대될 겁니다. 다양한 개체, 즉 인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 기계, 생태계 등을 융·복합, 연계할 수 있는 시각과 역량이 필요하지요.”

이지연 국가진로교육센터장(53)은 “서로 다른 영역을 융·복합해 새로운 분야 진로경로를 창출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과 진로를 디자인하고 관리하는 평생 ‘지속 가능한 진로개발’ 역량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로교육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국가진로교육센터는 2015년 제정된 국가진로교육법에 따라 올 2월 출범했다. 진로교육 목표 및 성취 기준 개발, 진로교육 콘텐츠 개발, 진로체험 프로그램 개발, 진로전담교사 교육, 진로심리검사 개발, 진로상담 지원, 진로교육 국제협력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 센터장은 1997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개원 때부터 일해 온 진로교육 전문가로, 국가진로교육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진로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불확실성, 급격한 직업세계 변화, 그리고 초(超)스피드라고 봅니다. 핵심은 예측 불가라는 겁니다. 따라서 항상 깨어서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는 개인의 태도, 가치관, 신념이 필요한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미래는 개인에게 진로 탄력성, 창의성, 융복합성 등을 요구합니다. 한 직업에 안주하기보다 다양한 분야에 열려 있는 가능성을 수용하고 자신만의 진로경로를 만들어 성취하고 만족하는 능력이죠. 변화에 적절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타인이나 유행, 외부 요인에 의한 진로개발이 아니라 자신의 특성을 반영한 스토리 있는 진로경로가 더 행복하고 성공적이고 유망할 수 있습니다. 일류대, 대기업 같은 고정관념이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 가치관의 지렛대가 중요합니다.”

진로 개발에 필요한 역량은 어떻게 기를수 있나요.


“진로개발을 위해선 자신을 이해하고, 직업세계 같은 환경을 탐색하고, 삶의 목표를 수립, 수정, 실천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는 3가지 질문에 기초합니다. 나는 누구인가?(Who am I?)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성찰하는 습관을 갖는 겁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Where am I going?) 자신이 가고 있는 목표 지점을 점검합니다. 목표 지점이 없다면 정보를 탐색해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How do I get there?) 목표 실현을 위한 계획을 짭니다. 즉, 내가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떻게 목표를 이룰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고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함양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진로교육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우선 학부모의 관점이 변해야 합니다. 그래서 ‘진로교육은 학부모가 먼저 받는 교육’이라는 슬로건이 생겼어요. 자녀의 진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학부모가 자녀를 올바로 이해하고 자녀의 꿈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존재가 돼야 합니다. 어긋난 학부모의 열망이 자녀의 진로에 투영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진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와 진로교육의 상관관계는.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의 전제는 개인 맞춤형 진로교육 실천입니다. 먼저 학생 스스로 배우거나 하고 싶은 분야를 알아야 관련 과목을 찾아 선택할 수 있지요.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알고 진로 비전을 세우면 국어 영어 수학 교과목이 아닌 진로 맞춤 과목을 배우고 싶은 학습 동기가 생기게 됩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고 동시에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는 진로교육이 보다 활성화 하기를 바랍니다.”

기존의 직업교육과 진로교육은 어떻게 다른가요.

“직업교육은 특정 직종에 대한 직무 중심 교육이고, 진로교육은 개인의 적성과 흥미를 찾아내고 개발해 궁극적으로 질 높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고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이끌어주는 겁니다. 자기 이해로부터 시작해 진로를 계획하고 수정하며 실천할 수 있는 지식, 태도, 기술 등을 기르는 것을 강조하죠. 진로교육은 배운 내용을 평생 삶 속에서 활용하고 또 새로운 것을 학습해 자신의 진로개발에 활용하게 해요. 변화하는 자신을 성찰하고, 환경 변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경로에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고, 계획을 세우고, 타인과 소통하는 법 등을 가르치죠.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내는 힘을 길러줘요. 입시 중심 교육과 달리 삶과 맞닿아 있는 활용성 높은 교육이죠.”

우리나라 진로교육 현황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보다 높은 시험 점수와 등급에 비중을 두는 대학 입시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게 현실입니다. 교과목과 학습량이 많아 진로교육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어요.


이지연 국가진로교육센터장은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성균관대 국어교육학과 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박사(직업·진로교육 전공)

△한국IBM 근무 △오하이오주립대 객원연구원

△광운대 덕성여대 성균관대 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책임연구원(1997년)

△직업진로정보센터 연구위원 △직업진로연구실장

△직업진로정보센터 선임연구위원

△진로교육센터장(2014년)

△국가진로교육센터장(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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