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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도 혹시?” 일베·워마드…특정 사이트 기피증, 일상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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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도 혹시?” 일베·워마드…특정 사이트 기피증, 일상으로 확산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11-27 13:10수정 2017-11-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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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중 ‘일베’ ‘워마드’ 등 회원 걸러내는 법 좀 가르쳐 주세요.”
“신입사원이 ‘일베’ 말투를 써요. 그냥 다들 쓰는 말이래요. 정말 그런가요?”
“여자친구가 ‘워마드’를 옹호합니다.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네요. 헤어질까요?”

최근 몇몇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이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워마드 등 수차례 논란이 됐던 특정 사이트 ‘기피증’이 일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얼마 전 국내 남성 혐오 사이트로 알려진 ‘워마드’ 회원 A 씨(여·27)가 호주 남자 어린이를 성폭행했다는 글과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며 파문을 일으켰다. 실제 A 씨는 지난 21일 호주 경찰에 체포됐다. 성폭행은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문제가 되는 사진을 소지하고 배포해 법적 처벌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앞서 몇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는 특정 사이트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성 우월주의’ ‘남성 혐오’를 주장하는 워마드는 앞서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에서 비롯했다. 메갈리아는 애초 인터넷에 유행어처럼 퍼졌던 김치녀, 된장녀 등 ‘여성혐오’에 대항하기 위한 사이트였다. 지난 2015년 8월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에 감염된 한 한국 여성이 홍콩에서 격리 치료를 거부했다는 소문이 돌며 여성 혐오 관련글이 쏟아지자, 일부 여성 누리꾼들이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메르스 갤러리’에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사이트가 생기게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혐오와 차별을 되돌려주겠다며 ‘미러링’을 표방했지만 현재는 회원들의 발길이 거의 끊겼다. 그러면서 보다 극단적인 성향의 회원들이 떨어져 나오며 워마드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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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사이트로 알려진 일베 역시 디시인사이드에서 파생했다. 디시인사이드의 인기글만 따로 모아 볼 수 있는 게시판 ‘일간베스트’로 시작했다. 특히 모욕적이거나 선정적인 글이 많았는데, 2011년 디시인사이드에 독립해 일베라는 독립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앞서 ‘일베’는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여성·장애인·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한다며 비난을 받아 왔다. 일부 회원은 세월호 피해자 및 유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걸그룹 살해 협박, 염산 테러 협박, 성폭행 협박 등의 게시물을 올려 공분을 일으켰다. 올해 2월에는 회원 B 씨(남·33)가 한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성폭행 하겠다며 협박하는 글을 올린 뒤 검거됐고,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다.

몇몇 연예인들을 두고 “일베 회원이 아니냐”는 의혹도 수차례 나왔다. 의혹을 받은 연예인 대다수는 이를 극구 부인했다. 지난 2013년 시크릿 멤버 전효성은 일베에서 사용하는 용어인지 모른 채 해당 용어를 방송에서 썼다가 ‘일베 여신’ ‘일베돌(일베+아이돌)’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는 이 이미지를 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온라인이 아닌 현실에서 일베 사이트 회원이라는 것을 밝힌다는 뜻인 ‘일밍아웃(일베+커밍아웃)’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 같은 일이 반복하며, 이제는 “내 주변 사람들 중에도 ‘그곳’의 회원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우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베’ ‘워마드’ 등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신입사원 뽑을 때 일베 회원 거르는 법’ ‘현실 친구들 중에서 일베, 워마드 등 특정 커뮤니티 회원 거르는 법’ ‘일베/워마드 옹호하는 남자친구/여자친구’ 등 글이 쏟아진다.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는 “‘일간베스트’ 사이트를 폐지해 주세요” “워마드와 일간베스트 폐쇄를 청원합니다” 등 이들 사이트 폐쇄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지난달 5일에 올라온 일베 폐쇄 청원 글은 추천수 12만3000여건을 기록했다.

한편에서는 사이트 일부 회원이 저지른 짓으로 전체 회원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실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특정 사이트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한 것만으로도 현실에서 타격을 입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한 대학생이 페이스북 워마드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기업에서 채용이 취소됐던 사연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메갈리아’도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한 여성 성우는 ‘메갈리아’의 이름을 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판매한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만으로 역풍을 맞았다. 티셔츠에는 “소녀에게는 왕자님이 필요 없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게임회사 넥슨의 한 게임 캐릭터 연기를 담당했던 그는 더 이상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지 못하게 됐다. 그가 기존에 연기했던 목소리는 게임에서 모두 삭제됐다.

‘표현의 자유’ 문제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다. “한번 공권력이 사이트 폐쇄에 관여하게 되면, 이는 공권력에 타 사이트에도 관여할 구실을 주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이와 관련해 사이버범죄연구회 회장인 정완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아닷컴에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콘텐츠가 일정한 사유를 충족하면 차단이나 삭제가 가능하다. 또 문제가 되는 글 게시자에 대해서는 형사법상 명예훼손죄나 정보통신망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특정 사이트의 게시물이 대체로 다 그러한 성격을 띄고 있다면 방송통신위원장이 사이트 자체에 그러한(폐쇄) 지시를 내릴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이버 공간은 자유롭게 놔줘야 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헌법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조항이 있다. 바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나 ‘사회 윤리와 공공도덕 훼손은 안 된다’는 것이다. 즉 헌법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 조항이 있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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