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 고분서도 ‘F자형 재갈’ 가야 마구 출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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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주곽-부곽 나란히 배치… 소가야 묘제와 구조 비슷”

전북 장수군 동촌리 고분군 내 30호분에서 출토된 마구류와 철제 무기들. 전주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전북 장수군 동촌리 고분군 내 30호분에서 출토된 마구류와 철제 무기들. 전주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전북 장수군에서 6세기 가야 유력층의 무덤임을 보여주는 마구(馬具) 일체가 발견됐다.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 내 한 무덤(30호분)에서 재갈과 발걸이, 말띠꾸미개, 말띠고리 등 마구류 일체를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2년 전 동촌리 고분군 내 다른 무덤에서 징이 박힌 편자(말굽 바닥에 다는 쇠)가 출토됐다.

이 가운데 재갈은 고리가 달린 F자 모양으로, 경북 고령 지산동과 경남 합천 옥전 고분 등 대형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바 있다. 삼국시대 마구는 귀족만 소유했는데, F자형 재갈은 당시로선 희소한 고급품에 속했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에는 총 80여 기의 무덤이 있는데,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봉분 크기가 남북 17m, 동서 20m, 높이 2.5m에 이른다. 고분군 내 무덤들 가운데 중간급 규모에 해당한다.

내부에선 돌널무덤(석곽묘)으로 무덤 주인이 묻힌 주곽(主槨) 1기와 부장품을 묻는 부곽(副槨) 2기가 발견됐다. 학계 일각에서는 주곽과 부곽이 나란히 배치된 점을 들어 소가야 묘제와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해당 묘제가 마한의 분구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무덤 안에서는 목 긴 항아리(장경호)와 목 짧은 항아리(단경호), 그릇받침(기대), 뚜껑 등 토기가 여럿 나왔다. 발굴팀에 따르면 출토된 토기들은 백제와 소가야, 대가야 양식이 혼재된 양상이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고대 장수지역은 주요한 철 생산지였다”며 “철을 매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토기들이 섞여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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