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평화적 北核 해결’ 이제 행동으로 보여줄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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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어제는 두 부부가 쯔진청(紫禁城·자금성)에서 티타임과 만찬을 함께했다. 고궁 내 국빈 만찬은 사상 처음이다. 고궁 참관은 황제가 다니던 길을 따라 이뤄졌다. 집권 2기를 맞아 미국과의 경쟁 대신 공영을 추구하는 ‘신형 국제관계’ 설정을 위한 중국 측의 극진한 예우다. 양국 정상회담은 올해 4월과 7월에 이어 3번째로 전화 통화와 서신을 포함해 13번째 소통의 자리다. 앞서 2번의 회담이 공동기자회견조차 못 할 정도로 입장 차가 컸다면 이번엔 구체적인 합의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중 정상회담은 한국으로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봉합 이후 중국의 협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1993년 위기 발발 이후 24년간 공회전해 온 북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국은 선제타격 불사와 평화적 해결 고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우선 중단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평행선만 달렸다. 그러나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이제는 시 주석이 화답해야 한다.

7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9일엔 미중 정상회담이, 11일엔 한중 정상회담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중국이 핵 완성을 위한 북한의 ‘시간 벌기’에 협력한다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불식하고 진정으로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면 이제는 강력한 대북 압박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도널드 트럼프#시진핑#미중 정상회담#사드#대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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