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문화 출생아, 올해 처음 ‘결혼 이주민’ 추월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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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2세대’ 사회로 본격 진입
“언어능력 뛰어나고 향학열 높아… 佛처럼 다문화 영재 육성 나서야”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다문화가족 자녀 수가 올해 처음으로 결혼이주민 수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문화 2세대’ 사회의 도래다.

3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가족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2008년 1만3443명에서 2015년 1만9729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898명씩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결혼 이주민은 연간 3만6629명에서 2만2462명으로 연평균 2023명씩 줄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 다문화 인구의 자체적인 증가폭이 결혼이주 증가폭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국내에 체류하는 전체 결혼이주민보다 이들의 자녀 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 2세대의 특징은 언어 능력이 뛰어나고 향학열이 높다는 점이다. 여가부가 2015년 8∼24세 다문화 자녀 8만 명을 조사한 결과 외국어를 평균 이상으로 잘한다는 응답이 44.5%였다. 78.2%는 대학 진학을 희망했다.

하지만 다문화사회 변화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의 영재교육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글로벌브릿지’ 사업 예산은 올해 15억2000만 원에서 내년 12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전문가들은 1981년부터 다문화 인구가 많은 지역의 공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을 늘리는 ‘우선교육지대’ 정책을 시행해온 프랑스처럼 다문화 영재 양성책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최현미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한국다문화가족학회 상임이사)는 “다문화 인재가 비(非)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다문화 지원책을 보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다문화#가정#여성가족부#이주민#2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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