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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남편의 죽음… 아픔 인정하자 일상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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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남편의 죽음… 아픔 인정하자 일상이 돌아왔다”

손효림기자 입력 2017-10-28 03:00수정 2017-10-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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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B/셰릴 샌드버그, 애덤 그랜트 지음/안기순 옮김/304쪽·1만6000원·와이즈베리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슬픔 극복하는 노력의 과정 담아
셰릴 샌드버그는 남편을 잃은 후 진정으로 위로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격려보다는 곁에 있어 주겠다는 말이,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기보다는 함께 추억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작은 사진은 셰릴 샌드버그(오른쪽)와 데이브 골드버그 부부. 동아일보DB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15년 멕시코 휴양지 호텔에서 남편 데이브 골드버그가 헬스장에서 쓰러져 숨지자 가슴과 폐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고 말한다. 초등학생인 아들딸을 홀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했고, 자신감은 하루아침에 부서져 가루가 됐다. 여성들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성취하라고 독려한 베스트셀러 ‘린인(Lean In)’의 저자이지만 아들의 운동화를 사주는 것까지 상의할 정도로 자상했던 남편을 잃자 무너지고 만다.

와튼스쿨 심리학 교수이자 ‘오리지널스’ ‘기브 앤 테이크’를 쓴 애덤은 친구 셰릴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다. 책에는 셰릴이 고통을 극복한 방법과 과정이 세세하게 정리돼 있다. 셰릴이 화자로, 애덤은 제3자로 등장하는 방식으로 썼다.

데이브는 심장부정맥으로 순식간에 숨졌지만 셰릴은 남편을 일찍 발견했다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에 휩싸였다. 고통이 일상의 모든 것을 뒤덮은 채 영원히 지속될 것이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자신과 아이들을 챙기는 부모, 형제들에게는 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계속 미안하다고 말한다.

애덤은 자책하지 말고, 훨씬 더 나쁜 상황을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데이브가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다 심장부정맥을 일으켰을 수도 있잖아요”라는 애덤의 말에 셰릴은 기겁했다. 아이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미치도록 감사하는 마음이 슬픔을 얼마간 덮었다. 매일 일기를 쓰며 작은 일이라도 감사하고 즐거웠던 순간들을 꼽아보는 것도 도움이 됐다. 눈물이 터져 나오면 참지 말고 엉엉 울며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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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만 보였던 셰릴이 힘겨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점에 있을 때 자신이 쏟아냈던 말을 겸허하게 돌아보는 모습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는 “린인하라고? 두 발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린인’에서 배우자를 진정한 동반자로 만들어 육아와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 싱글맘에게는 둔감하고 무익한 글이었다고 고백한다. 애덤이 고통을 겪은 후 이전보다 더 성장한 사람들이 있다며 과거 셰릴이 자주했던 말(“누구든 눈으로 목격하지 못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을 인용하자 짜증스러워하는 모습도 인간적이다. 셰릴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충분히 받았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음을 인정한다.

개인적 경험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통을 겪는 이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짚어낸 점도 의미 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현실을 지적하며 여성의 낮은 임금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고픔 때문에 음식을 훔치다 전과자가 되는 아이들에게는 양질의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셰릴은 시련을 이겨내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비영리조직 ‘OptionB.org’를 세우고 책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며 행동에 나섰다. 제목은 인생의 암초를 만났을 때 차선의 삶을 받아들이는 법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원제는 ‘Option B’.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coo#옵션b#애덤 그랜트#안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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