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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한국남자 같다’는 말… 욕으로 들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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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한국남자 같다’는 말… 욕으로 들리십니까

장선희기자 입력 2017-09-09 03:00수정 2017-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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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남자는 없다/허윤, 손희정 외 지음/360쪽·1만9000원·오월의봄
베트남전쟁을 다룬 영화 ‘하얀 전쟁’(1992년). 책은 영화에 가부장적 군사주의가 녹아있다고 지적한다. 동아일보DB
“당신은 딱 ‘한국남자’예요.”

독자들께 질문 하나.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지? 아마 대부분 “내가 왜? 뭐가 어때서?” 하는 답이 조건반사적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다지 칭찬같이 들리지는 않아서다.

책은 ‘한국남자’라는 표현이 어쩌다 ‘욕’처럼 느껴지게 됐는지, 대한민국에서의 남성성은 어떻게 형성됐고 현재 어떤 의미로 자리 잡았는지 묻고 답한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연세대 젠더연구소에서 진행했던 ‘남성성 콜로키엄’에 참여한 13명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문학과 대중문화 등 각자 자신의 연구 영역에서의 남성성에 대해 쓴 글을 엮었다.

저자들은 옛 설화의 ‘아들을 죽이는 어머니’ 서사만 봐도 한국 남성성에 잠재된 불안과 피해의식이 결국은 여성에게 향하고, 이는 요즘의 ‘여성혐오’와도 궤를 같이한다고 주장한다. 또 ‘진짜 사나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성성이 언제부턴가 ‘군사주의적 남성성’과 동일시 됐다고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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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익숙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피부에 와 닿게 풀어내려 애썼지만 마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은 아니다. 각 영역에서의 고찰이 따끔하고 날카로운 지적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저자들은 여기에 결국은 저마다 머릿속에서 만들어온 ‘남자다움’이란 허황된 이미지를 깨는 것이 젠더 갈등을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나름의 해결책도 덧붙인다.

평소 ‘남자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혹은 ‘남자애가 널 좋아하니까 괴롭히는 거지’ 같은 말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나의 무의식 속 ‘남성다움’을 곱씹게 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그런 남자는 없다#허윤#손희정#한국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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