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무어 “선거인단제 안 고치면 트럼프 재선 성공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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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무어 ‘승자독식제’ 비판… “전체 득표결과 반영할 수 있어야”

‘화씨 11/9’ 등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꼬는 작품을 만들어온 진보 성향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사진)가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는 2020년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을 예견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무어 감독은 28일 뉴욕 브로드웨이 연극 ‘내 굴복의 조건(The Terms of My Surrender)’ 출연을 계기로 이뤄진 미국 온라인매체 패스트컴퍼니(F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작품은 트럼프의 부상과 이에 대한 저항정신을 담은 1인극이다. 그는 이 작품을 올리며 “미친 사람을 대통령으로 갓 선출한 나라에선 이런 연극을 선보이는 일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무어 감독의 발언은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를 꼬집기 위한 것이다. 미국 대선은 각 주(州) 선거인단을 지역별 득표율 1위 후보에게 몰아주는 일명 ‘주별 승자독식제’이다. 전체 득표와 무관하게 선거인단 270명 이상(전체 538명의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승리하는 구조다.

이런 방식 탓에 그동안 경쟁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한 사례가 있었다. 앨 고어 전 부통령(2000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2016년) 등이 대표적이다. 무어 감독은 “승자독식제가 트럼프의 당선을 초래했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는 재집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무어 감독은 ‘주 간 전국 전체투표 협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방식은 후보별로 주별 득표수를 합산해 그 수치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제도다. 미국 특유의 선거인단제도를 살리면서도 민심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고 무어 감독은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suyeon@donga.com
#무어#승자독식제#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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