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괴물’ 앞에 줄선 ML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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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이자 타격 기술도 뛰어난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 기록(시속 165km)을 갖고 있는 오타니가 2014년 7월 일본프로야구 올스타 2차전에서 
162km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왼쪽 사진). 타격에도 재주가 있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경기에서 손목의 유연성을 
활용해 좌중간 쪽으로 밀어 쳐 큰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오른쪽 사진). 사진 출처 저팬타임스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이자 타격 기술도 뛰어난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 기록(시속 165km)을 갖고 있는 오타니가 2014년 7월 일본프로야구 올스타 2차전에서 162km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왼쪽 사진). 타격에도 재주가 있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경기에서 손목의 유연성을 활용해 좌중간 쪽으로 밀어 쳐 큰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오른쪽 사진). 사진 출처 저팬타임스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가 메이저리그에서 시속 160km를 던지면서 홈런을 때리는 공포의 9번 타자가 될 수 있을까. 혹은 선발 투수이면서 중심 타자로 나서는 희귀한 광경도 볼 수 있을까.

5년 전 다루빗슈 유(31·LA 다저스)의 ‘일본산 광속 슬라이더’에 매료됐던 메이저리그가 이번엔 강속구에 타격 재능까지 갖고 있는 오타니를 잡기 위한 영입 전쟁에 들어갔다. 일본프로야구 5년 차인 오타니는 소속 팀만 허가하면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방망이를 잡는다. 보통 9번 타순에 배치되는데 투구에 부담을 줄까 봐 형식적으로 타석에 서는 경우가 많다. 오타니는 다르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 10승을 거두면서도 타석에서 타율 0.322(323타수 104안타)에 홈런을 22개나 때려냈다.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경기에는 타자로도 출전할 수 있는 성적이다. 오타니는 최근 발목과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해 31일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오랜만에 오타니의 투타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자 메이저리그 주요 팀 스카우트들이 일제히 일본에 몰려들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며 이번 시즌 도중 텍사스에서 다루빗슈를 전격 영입한 LA 다저스가 이번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다저스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은 18일 일찌감치 일본에서 오타니를 면밀히 관찰했다. 구단 최고위층이 아시아 선수를 보기 위해 직접 현지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이 정도면 결론을 내리고 최종 결정권자가 마지막 점검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의 A J 프렐러 단장도 일본을 찾았다. 아메리칸리그 뉴욕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 역시 오타니의 플레이를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이 끝난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오는 다루빗슈보다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다루빗슈는 전성기 때보다 공의 위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다. 김 위원은 “오타니는 마쓰자카 다이스케(전 보스턴)나 다루빗슈보다 젊고 일본에서 많이 던지지 않았다는 게 큰 매력”이라며 “미일 프로야구 선수 계약 협정에 따라 포스팅 금액 상한선이 2000만 달러(약 224억 원)로 정해져 있지만 뉴욕 양키스, 다저스, 보스턴, 텍사스 같은 ‘빅 마켓’ 구단들이 연봉과 각종 메리트를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루빗슈와 오타니는 190cm가 넘는 장신에서 공을 던져 타자들의 기를 눌러버리는 유형이다. 같은 니혼햄 출신이다. 와인드업 없이 세트포지션에서 하체의 힘을 모아 강한 공을 던지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오타니는 주로 직구로 정면 승부를 거는 반면 다루빗슈는 장기인 빠르고 각이 큰 슬라이더와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타자를 잡는다. 특히 슬라이더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를 상대했던 정근우(한화)가 “내가 본 공 중 최고의 구질”이라고 말할 만큼 위력적이다.

일본이 낳은 원조 괴물 다루빗슈를 능가하는 오타니 영입전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 오타니 쇼헤이 ::

○ 생년월일: 1994년 7월 5일
○ 체격: 193cm, 92kg
○ 소속팀: 니혼햄(2013년∼현재)
○ 성적: 일본프로야구 통산 39승 14패, 평균자책점 2.49, 타율 0.285, 45홈런, 157타점
○ 특이사항: 2016년 10월 소프트뱅크전에서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 기록 달성(시속 165km)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오타니 쇼헤이#야구#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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