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일로 개명할까?” 만년 2인자 박한이의 아쉬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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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한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한이(38)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대졸(동국대)로 2001년 삼성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100안타 이상 기록했다. 팀 선배였던 양준혁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한이로서는 올해까지 세 자릿수 안타를 때린다면 양준혁을 넘어 이 부문 단독 1위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정상 일보직전에서 그 꿈이 물거품이 됐다. 29일까지 106타수 29안타로 타율 0.255에 그쳤다. 사실상 100안타는 물 건너 간 상황이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 안타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박한이는 지난 시즌 후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훈련을 하느라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개막 후 4월 18일 처음 1군에 등록됐지만 여기서 15타수 무안타로 부진을 겪으면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후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부침을 겪었다. 삼성 외야는 어느새 후배들의 차지가 됐다.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5할대를 오르내리는 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보였지만 더 이상 그에게 선발출장의 기회는 자주 오지 않았다.

박한이는 30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100안타는 묻지 마세요”라며 선전포고(?)를 해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세월이 지나가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웃더니 “개인 성적도 개인 성적이지만 팀 성적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박한이는 ‘만년 2인자’의 이미지도 강하다. 2001년 신인왕 투표에서 한화 김태균에게 밀려 2인자가 된 뒤 늘 그랬다. 상복도 없었다. 이번에도 17년 연속 100안타로 단독 1위가 될 문턱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그의 ‘웃픈(웃기지만 슬픈)’ 농담이 이어졌다. “이름을 박한일로 바꿀까?”

대구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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