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글로벌 명품’ 정유경의 꿈, 첫발 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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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명품편집매장 ‘분더샵’ 9월 뉴욕 상륙… 국내 처음
고급 패션 백화점 ‘바니스’ 입점, 모피-캐시미어 등 200여종 선봬
정사장 “한국서도 명품나와야”… 英-佛 등으로 시장확대 계획

미국 뉴욕에서 판매되는 신세계 분더샵의 가을겨울 컬렉션. 신세계백화점 제공
미국 뉴욕에서 판매되는 신세계 분더샵의 가을겨울 컬렉션.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의 패션 편집매장 ‘분더샵’이 9월 미국 뉴욕에 진출한다. 백화점이 해외 명품을 수입하다가 역으로 자체 디자인을 들고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첫 사례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분더샵이 미국 뉴욕의 고급 패션 백화점 ‘바니스뉴욕’에 입점한다고 30일 밝혔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사진)의 ‘코리아 글로벌 명품’에 대한 꿈이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신세계는 직접 기획해 분더샵 라벨을 붙인 고급 모피, 캐시미어, 향수 등 200여 종의 제품을 바니스에 선보인다. 가격은 밍크코트 2만4995달러(약 2807만 원), 양털 제품 4995달러(약 562만 원), 캐시미어 니트 1995달러(약 224만 원) 수준이다. 바니스에서 판매하는 현지 럭셔리 패션 가격 수준이다. 분더샵이 입점할 바니스 뉴욕 3층은 지방시, 셀린, 클로에, 발맹 등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가 모여 있는 곳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20여 년간 해외 소싱, 글로벌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명품과 대등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더샵은 2000년 국내 최초로 백화점이 만든 명품 편집매장이다. ‘스텔라 매카트니’ ‘마르니’ ‘알렉산더 매퀸’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분더샵을 통해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분더샵에서 잘 팔리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단독 매장을 내는 사업모델이었다.

정 사장은 한발 더 나가기로 했다. 미국 ‘오프닝세리머니’, 이탈리아 ‘10코르소코모’ 등 세계 패션계를 좌지우지하는 유명 편집매장처럼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공간적 개념을 갖고 있는 분더샵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 자체 상품을 기획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뉴욕에 선보일 모피 컬렉션을 디자인했다. 올 초 뉴욕 현지에 쇼룸을 만들고 바니스뉴욕 바이어와 접촉에 나서 입점을 확정했다.

정 사장은 “한국에서도 글로벌 명품이 나와야 한다”며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중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 패션 브랜드 ‘보브’에 이어 지난해 ‘지컷’을 중국에 론칭했다. 신세계는 2020년까지 보브와 지컷의 중국 매출을 1500억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분더샵을 통해 뉴욕에 이어 영국, 프랑스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바니스뉴욕 입점을 기반으로 유럽시장 진출도 모색하는 등 K패션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정유경#신세계백화점#분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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