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열받은 문재인 대통령… NSC엔 참석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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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日통과 미사일 도발]北도발 3시간 지나 靑대책회의
靑 “분위기 엄중… 참모들도 눈치”
“남북관계 대전환 필요” 대화 여지도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김정은의 도발 후 3시간 10분가량 지난 오전 9시 10분경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대책회의를 했다. 문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문 냉랭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말이 없을 때는 화가 많이 났다는 뜻”이라며 “엄중한 분위기에 참모진들도 눈치를 살펴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별도 대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처음 발사했을 당시 북한을 향해 ‘무책임’ ‘망상’ ‘무모함’ 등 높은 수위로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달라진 대응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지난달 두 차례의 ICBM급 도발에도 “누구도 한반도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선언한 8·15 광복절 경축사를 기점으로 북한에 대한 대화 기조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김정은은 ‘마이웨이’식 도발로 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반도 운전석론’을 강조하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북한에 대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대응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5월 14일 북한이 이번 도발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2형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엔 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했지만 이번엔 3시간이 지나서야 대책회의를 주재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 도발 직후 전화 통화를 하며 북한을 강하게 규탄한 가운데 청와대는 한미 정상 간 통화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시종 굳은 표정의 문 대통령은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제재와 압박이 불가피하지만 전략적 목표인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 원칙은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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