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한복판서 대놓고… 北 ‘괌 타격’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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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BM 발사, 일본 상공 통과… 아베 “전례없는 위협”
문재인 대통령 “강한 응징력 보여라” 北지휘부 폭격훈련
트럼프 “나와 국제사회 모욕, 테이블위에 모든 옵션”

F-15K 폭탄투하… 北초토화 경고 29일 새벽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공군은 북한 지휘부를 섬멸하는 ‘공격 편대군 실무장 폭격’ 훈련을 했다. 공군 F-15K 전투기들이 이날 오전 9시 반경 
강원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무게 1t의 MK-84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위). 이날 전투기 4대에서 8발이 투하된 폭탄은 지상 
목표물로 떨어지면서 가상의 북한 지휘부를 정확하게 타격했다(아래). 공군 제공
F-15K 폭탄투하… 北초토화 경고 29일 새벽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공군은 북한 지휘부를 섬멸하는 ‘공격 편대군 실무장 폭격’ 훈련을 했다. 공군 F-15K 전투기들이 이날 오전 9시 반경 강원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무게 1t의 MK-84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위). 이날 전투기 4대에서 8발이 투하된 폭탄은 지상 목표물로 떨어지면서 가상의 북한 지휘부를 정확하게 타격했다(아래). 공군 제공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평양 한복판에서 ‘화성-12형’으로 보이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일본 열도 상공 너머로 발사하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달 4일과 28일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고각 발사, 이달 26일 남한을 겨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이은 ‘고강도’ 도발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을 걷어차는 한편 괌 포위사격 위협을 현실화해 “김정은은 매우 현명하다”며 외교적 해법을 기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또다시 ‘한 방’을 먹인 것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7분경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 고도 550km까지 상승한 뒤 일본 동북쪽 홋카이도(北海島)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했다. 사거리는 약 2700km로 파악됐다. 북한 유일의 국제공항인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미사일 도발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것은 1998년 8월(대포동 1호), 2009년 4월(은하 3호)에 이어 세 번째라고 군은 전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과거 대포동 미사일을 날릴 때는 사전 고지를 했지만, 이번엔 전혀 고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은 최종 낙하 단계에서 3개로 쪼개졌다”며 “기술적 오류나 추진체 회수를 막기 위한 의도적 폭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이 발사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즉각 F-15K 전투기 4대를 동원한 북한 지휘부 폭격 훈련을 했다. 정경두 합참의장은 이날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과 긴급통화를 갖고 동맹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군사적 조치를 최단 시간 내에 실시하기로 했다. B-1B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무기가 조만간 한반도에 출격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이 현 정부 들어서만 7차례 9발의 미사일을 쏴 올리면서 ‘도발의 일상화’와 더불어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일 등에 맞춰 3차 ICBM 도발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6차 핵실험의 강행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북한은 (나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이웃에 대한 모욕(contempt)의 신호를 보냈다”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발사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약 40분간 통화를 한 뒤 “전례 없이 중대하고 심각한 위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과 100% 함께 있다’는 마음 든든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 오후(한국 시간 30일 새벽) 긴급회의를 연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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