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곳곳 볼거리-놀거리… 반려견 데리고 ‘쇼핑산책’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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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기자 3명 ‘스타필드 고양’ 탐방

《 신세계그룹이 24일 야심 차게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은 올 하반기(7∼12월) 유통업계 최대 이슈메이커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쇼핑몰 중 하나로 주소지는 경기 고양시지만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차로 5분 거리다. 17∼23일 사전 개장 기간 45만 명이 다녀갔다. 개장 후 나흘간은 48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본보 기자들도 수많은 인파와 함께였다. 30대 신혼부부, 30대 워킹맘, 40대 직장 남성 등 3색 시선으로 스타필드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
 

○ 30대 신혼부부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신세계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개장 후 첫 휴일인 27일에는 14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신세계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개장 후 첫 휴일인 27일에는 14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일요일인 27일. 개장 후 첫 휴일임을 감안해 차는 두고 가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구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삼송역까지는 16분이 걸렸다. 오전 10시 30분 삼송역에 내린 젊은 커플들이 우르르 3번 출구로 향했다. 지하철 역사 내 스타필드 고양 광고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커플도 있었다. 인증샷을 찍어 가면 이마트24에서 커피 2잔이 공짜였다. 스타필드까지 걸어서 8분 만에 도착했다.

첫눈에 들어온 건 반려견과 함께한 쇼핑객이었다. 반려견 위생봉투함도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각 매장 출입구 바닥에는 애견 출입이 가능한 곳과 금지된 곳을 구분하는 표시가 있다. 애견인인 남편은 “다음에는 강아지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스타필드 1층에는 반려동물 멀티숍인 ‘몰리스펫샵’도 입점해 있다.

지하 1층 PK마켓 ‘그로서란트(식료품점과 음식점의 합성어)’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다. 하지만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그 대신 3층 ‘잇토피아(EATOPIA)’ 차이나타운 거리의 ‘진가’에 갔다. 국내 중화요리 ‘4대 문파’로 꼽히는 진생용 셰프가 운영하는 유명 중식당이다.

스타필드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총 4시간. 지하 1층의 ‘노브랜드’ 매장에서 생필품, 스킨, 주방용품을 사고 의류 매장에서 가을 옷을,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에서 휴가 때 쓸 즉석카메라 필름을 구매했다. 장보기부터 쇼핑, 맛집 탐방 겸 데이트까지 한 방에 해결한 셈이다.

아쉬웠던 점도 있다. 방문 전 인터넷으로 SSG카드를 신청하려 했다. 신세계 간편 결제서비스인 ‘SSG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SSG카드로 결제를 하면 금액에 따라 SSG머니를 1만∼4만 점 준다는 얘기를 듣고서였다. 하지만 이날은 신청자들이 급증한 탓인지 오전 내내 ‘신청이 폭주해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창이 떴다.

처음엔 따라 나서길 꺼리던 남편은 “꼭 살 게 있지 않아도 주말에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것 같다”며 의외로 만족해했다.

○ 30대 워킹맘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신세계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토이킹덤처럼 기존 쇼핑몰에 비해 고객을 머물게 하는 매력 포인트들을 다수 갖고 있다. 김현수 기자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신세계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토이킹덤처럼 기존 쇼핑몰에 비해 고객을 머물게 하는 매력 포인트들을 다수 갖고 있다. 김현수 기자
장난감 매장 ‘토이킹덤’에 들어온 지 벌써 30분째. 26개월 아들은 빨간 버스 모형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무한 반복했다. 아이들끼리 운전석 핸들을 잡기 위한 쟁탈전도 벌어졌다. 겨우 설득해 데려나오는데 이번엔 장난감 기차 코너가 눈에 딱 들어왔다. 다른 유아 10여 명과 장난감 기차를 기찻길 위에 올려놨다 내려놨다를 또 반복했다. 한 시간이 더 흘렀다.

26일 스타필드 고양은 첫 주말답게 인산인해였다. 일부러 아침 식사를 거르고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갔다. 1층 ‘고메 스트리트’의 태국 음식점 ‘소이연남’에는 벌써 긴 줄이 늘어섰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오니 주변 모든 음식점에 줄이 서 있었다.

곧바로 3층 토이킹덤으로 갔다. ‘토이킹덤 플레이’로 가고 싶었지만 36개월 이상 아이들만 입장할 수 있다고 했다. 토이킹덤은 블랙홀이었다. 한 번 들어간 아이들은 나올 줄을 몰랐다. 드론이나 무선조종 모형자동차(RC카)를 조종해 보는 공간도 따로 있었다. ‘콩순이’ 같은 인기 캐릭터 코너나 ‘토미카’의 온갖 자동차 모형들을 구경하기도 좋았다. 계산대 앞에 늘어선 줄은 끝이 없어 보였다. 울며불며 나오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안고 나왔다. 바로 옆 ‘타요’ 매장에서 장난감을 골라 아이를 진정시켰다.

2층은 유모차 부대가 점령한 3층보다는 한산해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지하 2층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들러야 할 것 같았다. 결국 스타필드 고양에서 무려 6시간을 보냈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오래 머물렀던 쇼핑몰이다.

깨알 같은 ‘디테일’에는 감탄했다. 아이 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는 가족 화장실이 특히 고마웠다. 기존 쇼핑몰에는 주로 여자 화장실에만 기저귀 교환대와 유아 변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이 이날 쓴 돈은 식사 3만8000원, 트레이더스 장보기 7만5480원, 몰스킨 노트 1만7600원, 장난감 9000원을 더해 14만 원 남짓. 이 중 엄마의 개인 용품은 하나도 없었다. 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장을 볼 수 있어 행복한 것에 만족했다. 패션 쪽은 눈에 확 띄는 브랜드가 없었다. ‘코스’와 ‘앤아더스토리’가 있었지만 너무 지쳐 구경할 힘이 없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엘리베이터에서 ‘3층(토이킹덤이 있는 층)에 가자’며 떼를 쓰는 유아를 봤다. 한 시간 반쯤 전 토이킹덤에서 봤던 아이였다. 아이들의 천국임은 분명한 것 같다.

○ 40대 직장 남성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신세계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전시장처럼 기존 쇼핑몰에 비해 고객을 머물게 하는 매력 포인트들을 다수 갖고 있다. 김창덕 기자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소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신세계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전시장처럼 기존 쇼핑몰에 비해 고객을 머물게 하는 매력 포인트들을 다수 갖고 있다. 김창덕 기자
5년 전 입주가 시작된 고양 삼송지구는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촌 외에는 주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다. 2만 가구에 달하는 삼송지구 입주민들은 스타필드 개장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 왔다.

개장 이틀째인 25일 오후 5시쯤 삼송지구 가장 북쪽인 고양삼송아이파크1차에서 48번 마을버스를 탔다. 동네 주민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슬리퍼를 선택했다. 10여 분 후 거대한 쇼핑몰을 마주하자 후회가 밀려왔다. 슬리퍼가 아닌 운동화, 그것도 러닝화가 필요한 곳이었다.

1층은 130여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모아 30∼80%씩 할인 판매하는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가 가장 북적였다. 지하 1층은 PK마켓과 노브랜드 같은 생필품 판매점이 위치해 있어서인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다. 각종 이벤트를 홍보하는 목소리와 큰 음악이 귀를 울렸다.

식당이 층마다 골고루 포진된 건 편리했다. 식당들도 죄다 이름난 맛집들이다. 지하 1층 ‘PK키친’, 1층 ‘고메 스트리트’, 3층 ‘잇토피아’가 식당촌이다.

대형 쇼핑몰은 여성들의 공간이라지만 남성이라고 실망할 건 없다. 2층 일렉트로마트 입구에는 ‘일렉트로맨 카’라는 별명이 붙은 전기자동차 BMWi8가 남성 고객들을 사로잡는다. 바로 옆에는 골프용품 전문 매장과 BMW, 현대자동차 전시장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남성 존’이다. ‘스타필드 맨즈’라는 남성 전용 편집매장도 있다. 평소 옷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개점 기념 할인’이라는 말에 충동구매를 고민했다.

2층과 3층 중간쯤에는 실내 흡연실이 하나씩 있다. 애연가들에게 추운 겨울이 되면 흡연실의 매력은 배가 될 듯하다. 주차장은 층마다 있다. 몰에서 주차장으로 나가는 출구에는 디스플레이가 하나씩 달려 있다. 북측 및 남측 주차장 입구와 출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볼 수 있고 구파발 방면과 서오릉 방면 도로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갈 때 복잡하지 않은 출구와 길을 선택할 수 있는 편의장치다.

고양=정민지 jmj@donga.com·김현수·김창덕 기자
#스타필드 고양#신세계#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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