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교체한 상암경기장…대표팀도 일단은 합격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0일 05시 45분


8월 29일 보수 작업이 한창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8월 29일 보수 작업이 한창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요즘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있다.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이 끊임없이 도마에 오른다. FC서울이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이곳에서 8월 31일 한국-이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이 펼쳐진다.

걱정과 우려가 쇄도했다. 폭염과 폭우의 반복으로 엉망이 된 경기장에서 과연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겠느냐는 당연한 의문. 과거 A매치가 열릴 때마다 태극전사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계속 이야기를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홈구장 잔디는 좋아지지 않는다.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다른 선수들도 “우리조차 낯선 잔디다. 원정 팀과 똑같은 입장이다. 홈 어드밴티지를 전혀 살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전을 다른 경기장에서 치르는 데 무게를 실었다. 지방 곳곳에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내부 회의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9월 5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0차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과 회복훈련 스케줄을 고려할 때, 이란전의 지방 개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표팀은 이란전 다음날인 9월 1일 타슈켄트로 출국할 계획이다.

다행히 상황은 많이 좋아졌다. 8월 19일 서울-울산의 클래식 정규리그 경기가 끝나자마자 보수에 돌입했다. 거듭된 논란에도 꿈쩍하지 않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모처럼 나섰다. 8월 20일부터 전문가들이 투입됐다. 전체 그라운드 면적의 25% 정도를 갈아엎었다. 스프링클러와 롤링 작업을 병행했고, 대형 송풍기로 지열을 식혀줬다.

물론 바둑판식으로 일부 잔디만 교체한 ‘땜질식 처방’에 전부 만족할 수 없었으나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난 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잔디 상태를 1차례 체크해 “좋지 않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던 대표팀 스태프도 선수단이 그라운드 적응훈련에 나선 29일 방문한 자리에서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거친 플레이가 나오면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잔디가 밀릴 수 있다”면서도 “우려한 것보단 많이 좋아졌다”고 절반의 합격점을 매겼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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