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통제 고삐 조이는 中… 黨기율위, 교수들 직접 감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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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사상교육 전담부서 설치
교직원이 黨 비판 땐 해임 가능… 黨대회 앞두고 反정부 움직임 차단
방송 오락프로-드라마 편성도 규제

중국 정부가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대학 교직원들의 사상까지 감시하는 등 사회 통제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28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정부 감찰부는 최근 대학 29곳의 감찰 결과를 보고하면서 대학마다 당 위원회 교사공작(교직원 업무)부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펑파이는 이 부서가 교직원에 대한 정치사상 교육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이 부서가 신설된 대학들은 산둥(山東)대, 농업대, 베이징항공우주대, 다롄(大連)이공대, 저장(浙江)대 등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 칭화(淸華)대도 당 기율위·감찰부의 감찰을 받았다. 교사공작부는 설치되지 않지만 교사발전센터가 새로 생겼다. 기율위·감찰부는 이 센터를 통해 새로운 교직원 지도계획을 실시하고 젊은 교수들의 마르크스주의 이론학습반과 문화토론반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펑파이는 “교사공작부가 대학 정치사상 교육의 짜임새를 완벽하게 하면서 점점 중국 대학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력 강화를 위한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사회통제 검열의 손길이 학문의 산실인 대학에까지 뻗쳤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교수들의 사상까지 직접 관리하겠다는 건 곧 학문의 자유를 통제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구들은 대학 인사부와 통합해 운영된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당을 비판하거나 입맛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할 경우 해당 교직원을 해고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중국 학계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문화대혁명을 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미디어와 인터넷도 통제가 부쩍 강화됐다. 방송을 규제하는 국가광전(廣電)총국은 최근 지방 방송국에 “중요한 시기(19차 당 대회)의 황금시간대에 오락성이 강한 내용과 민감한 주제를 다룬 드라마를 편성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스타 띄우기’를 절대 하지 말고 TV 영화 스타들의 오락프로그램이나 리얼리티쇼 참여는 엄격하게 방송 분량과 시간을 통제하라고 강조했다. 황금시간대에는 한국 등 외국에서 수입해 만든 프로그램도 원칙적으로 방송할 수 없도록 했다.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인터넷 댓글 실명제에는 댓글 내용을 웹사이트의 심사를 거친 뒤 공개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사상통제#사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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