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고민 모녀, 마감일에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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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빠진 차량서 숨진채 발견
남편과 별거후 직업 없이 생활고… 돈마련 어렵자 극단적 선택한듯

전남 장성군의 한 저수지에 차량 한 대가 빠졌다. 40대 어머니와 대학 1학년생 딸이 숨졌다. 차량은 25일 오후 저수지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딸의 대학 등록금 납부 마감일이었다.

차량은 28일 오전 8시 50분경 행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A 씨(46·여)와 딸(19)의 시신도 함께 발견됐다. 근처 잔디밭에서 저수지 방향으로 20∼30m가량 움직인 차량 바큇자국이 발견됐다. A 씨 모녀와 차량의 실종·도난 신고는 없었다. 차량 안에서는 제조일자 24일, 유통기한 26일로 인쇄된 삼각김밥이 발견됐다. 25일 오후 1시 40분경 저수지에서 약 10km 떨어진 지점의 폐쇄회로(CC)TV에 차량이 지나는 장면이 찍혔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을 종합할 때 차량이 25일 저수지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오래전 남편과 별거하고 3, 4년 전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과 함께 광주에서 월세로 살고 있다. 최근에는 500만 원가량인 딸의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등록금 납부 마감일인 25일까지 돈을 마련하려고 동분서주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두 사람이 등록금을 내지 못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29일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장성=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등록금#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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