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선명야당 선언에… ‘지방선거 공조’ 운 떼는 한국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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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축하 난 전달받는 安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신임 대표(왼쪽)가 28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전달받고 있다. 전 수석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조속한 현실화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文대통령 축하 난 전달받는 安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신임 대표(왼쪽)가 28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전달받고 있다. 전 수석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조속한 현실화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8일 국민의당 안철수 신임 대표는 ‘당내 통합’과 ‘선명한 야당’이란 두 메시지에 집중해 취임 첫날 행보를 이어갔다. 안 대표의 정계 복귀로 여야 5당이 정식 지도부를 갖추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연대와 정계개편에 대한 논의도 속도가 붙고 있다.

○ 安 “경쟁 상대는 외부에 있다”

안 대표는 취임 첫 행보로 이날 오전 8시 반경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신임 지도부와 함께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당초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만 찾을 예정이었으나, 안 대표가 현장에서 동선을 변경했다. 방문록에는 ‘대한민국의 정치개혁과 미래를 향해 전진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동안 당내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안 대표는 현충원 내에서 묘소를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수시로 자리를 옮겨가며 송기석, 최도자 의원, 문병호 전 최고위원, 장진영 최고위원 등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어 열린 신임 지도부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자성어 ‘동욕자승(同欲者勝)’을 인용해 “한마음이 되어 상대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면 반드시 승리한다. 경쟁 상대는 외부에 있다”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안 대표의 조기등판을 반대한 호남 중진 의원 등과의 화합을 통해 당내에 쌓인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안 대표의 현충원 참배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현역 의원은 손금주, 송기석, 최명길 의원 등 안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초선 의원이 대다수였다. 재선 이상은 김동철 원내대표와 김관영 의원뿐이었다.

안 대표는 19대 대선 패배 원인이 담긴 백서에 대해서는 “최고위 검토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공개하겠다”며 “당을 혁신하는 좋은 재료로 삼겠다”고 말했다.

여당과의 관계에 대해 안 대표는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는 견제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 분명한 원칙과 명료한 대안을 갖고 비판하겠다”고 강경 노선을 거듭 예고했다. 안 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고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 안철수-홍준표 만남에 쏠리는 눈

안 대표가 선명한 야당을 강조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야3당 간 연대나 통합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장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야3당 선거 연대론’의 운을 띄웠다. 정 원내대표는 “각 당이 지방선거 후보를 내서는 승산이 없다. 야3당만이라도 단일후보를 내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꽤 많다”며 “수도권만이라도 선거연대를 해보자는 개인적인 제안”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정치개혁의 쌍두마차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는 29일 당 대표 취임 인사차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안 대표 취임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대응 전략을 수정하는 기류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의당에 동의를 먼저 구한 뒤 자연스럽게 다른 야당이 따라오게끔 만드는 전략을 썼지만 국민의당이 선명성을 강조하며 현안에 대한 반대 전략을 쓸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협조가 안 되는 현안이 발생할 경우 제1야당인 한국당과의 공조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통합이 절실한 안 대표가 호남 여론을 무시하고 보수 야당의 연대론에 가세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당장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정 원내대표의 ‘야3당 수도권 단일후보론’에 대해 “도둑질도 너무 빠르다. 국회에서 할 일은 하지 않고 연대와 연합 방식을 모색한다고 하면 국민이 더 멀어져 간다”고 일축했다. 그는 “안 대표가 국민의당의 불모지인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지금은 선거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당 대표로서 당을 혁신하고 인재 영입을 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장관석 기자
#안철수#국민의당#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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