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주도하는 ‘청주시 도시재생’ 결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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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중앙동 상권 활성화 위해 아트페어-버스킹-프리마켓 운영
유동인구 늘고 건물 점포 모두 분양
‘지역발전사업 평가’ 우수사례 선정

충북 청주시가 추진한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중앙동 상권활성화 사업’이 올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주도하는 ‘2017년도 지역발전사업 평가’에서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추진한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중앙동 상권활성화 사업’이 올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주도하는 ‘2017년도 지역발전사업 평가’에서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동에서 3대째 살고 있는 권순택 씨(54·중앙동 도시재생추진협의회장)는 매주 금요일 저녁 소나무길에서 열리는 ‘청춘 버스킹 페스티벌’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권 씨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10, 20대 등 젊은층의 열기가 가득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 재생’을 위해 수년간 노력한 결실이 맺히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한때 청주 최고의 번화가였다가 급속히 쇠퇴했던 중앙동이 2014년부터 추진한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상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부활했다.

28일 청주시에 따르면 중앙동 상권 활성화 사업은 ‘2017년도 지역발전사업 평가’에서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쇠퇴한 원도심인 중앙동의 활성화를 위해 생활기반시설 확충, 골목상권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등으로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이런 내용의 사업은 관(官) 주도로 추진됐다. 하지만 중앙동 사업은 ‘주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사업’으로 진행돼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주시 중앙동은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청주 최고의 상권이자 번화가였다. 하지만 이 근처에 있던 고속버스터미널이 외곽으로 옮기면서 상주인구가 줄었다. 더욱이 유동인구를 유발하던 중앙극장과 유흥업소, 주변 점포 등도 문을 닫으면서 을씨년스러운 곳으로 바뀌었다. 한때 4만 명이 넘던 인구도 60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랬던 상황이 바뀐 것은 청주시가 2001년부터 중앙동을 비롯한 청주의 옛 도심 살리기 사업을 펼치면서부터다. 청주시는 주민참여 도시 만들기 지원센터, 살고 싶은 청주 만들기 협의체, 녹색청주협의회 등을 만들어 시민을 대상으로 도시대학과 국내 대표 도시 탐방 등의 시민역량 강화 교육을 했다.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중앙동 주민들 스스로 도시재생추진협의회를 만들어 주민참여형 미술행사인 ‘소나무길 아트페어’를 개최해 중앙동이 가진 문화와 예술 콘텐츠의 장점을 살리기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청춘 버스킹 페스티벌’과 ‘소나무길 프리마켓’을 운영해 중앙동 소나무길과 차 없는 거리의 유동인구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2014년과 비교해 중앙동 소나무길 유동인구는 60.3% 증가했다. 텅텅 비었던 건물 점포(1층 기준)도 지금은 모두 분양됐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도시재생사업은 그 지역의 특성을 잘 알고, 지역에서 삶을 영위하는 주민의 주도와 참여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이번 지역발전사업 우수사례 선정으로 다른 지자체들에 성공한 도시재생 사업지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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