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최선을 다한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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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노력은 절대로 쓸데없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꼭 믿어 주세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2012년) 》


기자가 지난주 휴가 때 챙겨 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교보문고가 이달 중순 집계한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4년 7개월 전에 나온 일본 판타지 소설이 아직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이기도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제쳤다. 누적 판매량은 70만 부를 넘어섰다. 기자는 늦게나마 인기에 동참했다.

책을 펼친 순간 ‘잡화점’에서 한 발짝도 나설 수 없었다. 그만큼 스토리에 흡인력이 있었다. 이야기는 폐가가 된 잡화점에서 진행된다.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3인조 좀도둑 청년들이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드는데 이 중 한 청년이 우연히 잡화점 셔터 앞 우유 상자에서 상담 편지를 발견한다. 3인조는 장난을 의심하면서도 답장을 써 넣는다. 컴컴한 밤. 인기척도 없는데 상자 안에 새 편지가 들어있다.

좀도둑들은 계속 생겨나는 편지를 의아해하면서도 안타까운 사연에 점점 빠져들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다. 알고 보니 이는 33년을 시간여행해 온 편지들이었다. 오래전 잡화점의 주인이었던 할아버지가 재치 있고 진지하게 상담을 해주면서 잡화점은 ‘고민해결소’로 소문이 났는데 문을 닫은 이후에도 상담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편지들이 시간을 초월해 전달된 것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만큼 값진 의미도 담겨 있다.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이냐는 고민이다. 책에서 한 상담자는 ‘어차피 훌륭한 뮤지션이 되지 못하니 가업을 이어 생선가게를 하라’는 미래의 좀도둑의 조언에도 가수에 도전한다. 그는 훗날 보육원을 돌며 공연하는 아마추어 가수로 지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삶은 과연 가치 없는 것이었을까.

인생이란 결국 살아봐야 아는 것이지만 한 가지 명확한 진리는 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만큼 진실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책속의 이 한줄#노력#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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