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현, 北 매체 또 등장 “남조선 작가들 친절한 척하면서 거짓말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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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8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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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끼리‘ 방송 캡처
‘우리민족끼리‘ 방송 캡처
탈북해 국내에서 방송활동을 하다 북으로 돌아간 임지현(북한명 전혜성)이 또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이번엔 자신이 출연한 국내 종편 프로그램을 맹비난했다.

28일 북한 관영매체 '우리민족끼리' 공식 유튜브에는 '반공화국 모략 선전물은 이렇게 만들어진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진행자들은 임지현이 출연하던 방송을 '반공화국 모략 방송'이라고 칭했다.

먼저 남성 진행자는 임지현이 출연했던 종편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탈북자들을 내세워 우리 공화국을 비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 진행자는 "남조선에는 모략 방송만 수십 개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임지현은 탈북자들이 종편 프로그램에 캐스팅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탈북자 단체나 방송사들에서 인터넷, 신문, 잡지들을 통해 광고를 낸다. 공화국에서 살 때 특이한 과정, 법적 제재를 받았다거나, 고초를 겪은 것에 대해 시나 소설을 내면 상금이 있다고 광고를 한다"며 "탈북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힘드니까, 내가 살았던 사실을 말하면 돈을 주니까 광고를 보고 전화를 한다"고 밝혔다.

임지현은 "탈북자가 거짓말을 보태서 힘들게 살았다 이렇게 전화하면 남조선 작가들은 친절하게 받아주는 척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유도한다. '그런 이야기는 보편적이다' '좀 더 신선하고 자극적인 내용은 없냐'고 묻는다"라며 "(탈북자들이) '돈 벌러 힘들게 다니다 아기 낳을 곳이 없어서 외양간에서 낳았다'는 등 돈 벌려고 거짓말을 지어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일 자극적인 게 임신, 법적 제재, 강제 낙태 등의 이야기를 유도한다. (탈북자들이) 없으면서도 있다고 거짓말한다"며 "이렇게 해야 내가 응모가 되니까. 탈북자들은 있던 사실을 겪은 걸 말하면 될 줄 알았는데 (작가들이) 부풀려서 말해야 돈을 더 많이 주는구나 인식이 들게끔 교활하게 말한다"고 지적했다.

임지현은 녹화 현장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탈북자들을 모집하는 데 우선순위는 남조선에 온 지 얼마 안 된 탈북자들이다. 더 신빙성 있고 진실된다 이런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을 가운데 앉히고 부풀려진 거짓말로 만든 대본을 나눠준다. 매 사람마다 대본이 다르다. 작가가 사회자에게 신호를 보내서 (말을) 유도하게끔 한다. 집요하게 묻는다. 녹화 시간이 8~9시간 되는데 그냥 '네'라고 하게 된다. 방송 나올 때 보면 편집돼서 제가 '네네' 하는 거만 나온다"고 폭로했다.

임지현은 "장시간 녹화 때문에 힘든데 그때마다 쪽대본 같은 게 나온다. 꾸며낸 대본을 주는데 거기엔 악질적으로 우리 공화국을 비방하는 내용이 있다"라며 "거짓말, 허튼소리를 지어내는 데 이를 강제로 하라고 한다. 제작 과정이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녹화를 하다 보면 졸 수도 있고 정신이 팔리면 작가들이 시킨 대사를 못할 수 있다. 장유정이라고 같이 나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졸다가 대사를 까먹었더니 작가가 나와서 다음 촬영은 휴식하고 연락할 때 나오라고 하더라. 시키는 거 다해 거짓말도 했는데"라고 밝혔다.

이에 여성 진행자는 "반공화국 모략 방송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과 모략으로 대화를 유도하고 강박도 하면서 만들어낸다"고 정리했다.

진행자들은 해당 종편 프로그램에 진행자였던 배우 오현경과 임지현과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 김진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임지현은 재입북하게 된 과정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4월 재입북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지현은 "의지 하나 가지고 차디찬 압록강을 건너며 갔다. 저는 북한에 가면 죽는다 생각했다. 욕먹고 매 맞을 각오를 했다. 북한에 도착했을 때 국경에 있던 분들이 4월이니까 추워서 옷을 주고 신발이 떠내려가서 맨발이니까 동지들이 신발을 신겨주고 오느라 고생했다고 따뜻한 밥이랑 방을 내어줬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구나 조국이고 내 땅이구나"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영상 말미 임지현과 그의 가족의 모습도 공개됐다. 네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관광지로 보이는 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임지현은 지난달 16일, 8월 19일에도 '우리민족끼리'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에 출연하게 된 과정을 공개하며 재입북한 이유를 밝혔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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