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제왕’ 김홍택 ‘필드의 제왕’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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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부산오픈 6타차 우승

스크린골프를 통해 골프를 익힌 ‘루키’ 김홍택이 27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다이내믹 부산오픈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팔을 벌려 환호하고 있다. KPGA 제공
스크린골프를 통해 골프를 익힌 ‘루키’ 김홍택이 27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다이내믹 부산오픈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팔을 벌려 환호하고 있다. KPGA 제공
스크린골프장을 찾은 건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필드에 한 번 나갈 돈이면 스크린골프 10번을 갈 수 있었다”고 했다.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스크린골프를 평정했다. 올해 1승을 포함해 스크린골프 투어인 G투어에서만 4승을 거뒀다.

궁극적인 꿈은 필드에서 우승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챌린지투어(2부)에 참가해 상금 7위에 오르며 올 시즌 KPGA투어 출전권(시드)을 따냈다. 하지만 필드와 스크린은 달랐다. 올해 9번 K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7번 컷 탈락했다. 자신감을 잃을 때마다 익숙한 스크린골프장을 찾았다. 스크린이든, 필드든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스크린골프의 제왕’ 김홍택(24·AB&I)이 마침내 ‘필드의 제왕’으로 우뚝 섰다. 김홍택은 27일 부산 기장군 해운대컨트리클럽 실크코스(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동아회원권 그룹 다이내믹부산오픈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그는 2위 이근호를 6타 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스크린골프 대회 우승자가 정규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 원. 5월 G투어 우승 상금(1200만 원)의 10배가 넘는다. 올해 KPGA투어에서 자신이 받은 상금(397만 원) 총액보다는 35배 이상 많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올라선 그는 장타를 앞세워 큰 위기 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173cm) 김홍택은 1, 2라운드에서 평균 313.98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출전 선수를 통틀어 가장 멀리 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쇼트 게임에서도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김홍택은 “스크린골프나 필드나 일관된 스윙만 한다면 모두 도움이 된다. 최대한 멀리 보내고,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게 내 골프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캐디백을 멘 아버지 김성근 씨에 대해 “아버지는 저를 돕기 위해 피팅 자격증을 취득했고, 심리, 물리치료 등 많은 부분에서 공부를 하고 계신다. 모든 면에서 아버지는 내 스승이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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