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2%씩 건보료 인상땐 재원 충분히 마련할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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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 전문가’ 김윤 서울대 교수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은 5년간 30조6000억 원을 투입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때문에 ‘건보료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을 지낸 의료정책 전문가인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사진)는 25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정부 계산대로 연간 3.2%씩 건보료를 인상하면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밝힌 재원 조달 방안은 △건보료 인상분 15조 원 △건강보험 누적 흑자 10조 원 △국고 지원금 5조 원 등이다. 김 교수는 “매년 건보료가 부과되는 소득 자체가 늘어난다. 이 증가분까지 고려하면 5년간 최대 85조 원까지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책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간 병원들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대가인 수가가 워낙 낮아 병원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비급여 진료로 수익을 내왔다. 의료계는 앞으로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면 병원 수입이 줄어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불안해하고 있다.

그는 “그간 비급여 가격이 비쌌던 병원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지만 꼭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며 “오히려 비급여 가격이 천차만별이던 비정상인 상황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개원의 사이에선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4대 중증 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질환)의 보장성을 강화했을 때도 이런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와 의료계, 전문가, 환자 등이 참여하는 ‘문재인케어위원회’(가칭)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건보료 인상, 수가 결정 등 세부 실행방안을 정하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합의 기구다. 그는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이 성공하려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의료정책 전문가 김윤 서울대 교수#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료비 부담 낮추기#건보료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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