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공간정보에서 ‘일자리 길동무’를 찾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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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
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
인도 출신 호주인 사루 브리얼리의 자서전 ‘집으로(A Long Way Home)’를 영화로 만든 ‘라이언(Lion)’이 올해 초 개봉했다. 형을 기다리다가 지쳐 기차에서 깜빡 잠이 든 5세 사루는 집에서 수천 km 떨어진 낯선 곳에서 눈을 뜬다. 기억나는 것은 형의 이름과 정확하지 않은 동네 이름뿐. 바다 건너 인도로 입양돼 자란 사루는 25년 만에 잃어버린 집을 찾아 나선다. 사루는 구글어스를 이용해 3년 만에 기적처럼 자신의 집을 찾는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두려움이다. 사루처럼 현실 속에서 실제로 길을 못 찾았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삶을 관통하는 인생의 길에서 좌표를 잃고 우왕좌왕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길을 함께 걸어가 주는 ‘길동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반갑고 따뜻하다.

자동차 시동을 켜자마자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내비게이션은 이미 길동무로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기술이 발달해 단순히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전부가 아니다. 자율주행차, 택배 드론, 카 셰어링,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제품들의 공통점은 공간정보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공간정보란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위치, 경로, 시점 등에 관한 정보를 말한다. 사물인터넷(IoT), 드론, 인공지능, 증강현실,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신기술의 핵심 근간이다. 공간정보는 새로운 정보나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더해간다. 다양한 산업과 활발하게 결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공간정보를 국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다양한 공간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고도화된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하여 공간정보 품질과 수준을 높여갈 것이다.

올해 5월 국토부가 주최한 ‘공간정보 융·복합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국민의 공간정보 활용을 독려한 축제의 장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경진대회에 출품되고 있다. 공간정보 아이디어를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해 주는 ‘공간정보 융·복합 창업 페스티벌’도 해외 수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창업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모스(MOSS)’ 팀은 지리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건축 부지를 선정해주는 기술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 ‘바오미르’ 팀도 근거리 무선통신(NFC)을 활용한 미아방지 앱 기술을 중국에 수출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공간정보를 활용한 창업에 보다 쉽게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창업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공간정보 특성화 전문대학도 새롭게 지정, 육성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전문 기술인력을 집중적으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간정보를 잘 활용하면 신산업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일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실생활에 가까이 있는 공간정보가 청년들의 희망이 되고, 국민의 행복을 더해주는 ‘따뜻하고 친근한’ 인프라로 다가가길 바란다.

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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