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가입자 한달새 307만명… ‘먹통 대출’은 과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무료 수수료-편의성 앞세워 돌풍… 은산분리 규제로 자본확충에 제한
“흑자 전환까지 5년 넘게 걸릴듯”

출범 한 달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예상외 돌풍을 일으키며 ‘금융 일상’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후 1개월 동안 가입자 307만 명, 수신 1조9580억 원, 여신 1조4090억 원(27일 오전 7시 현재)의 성과를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흥행몰이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편하고 수수료가 싸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편의성.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계좌이체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10초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공인인증서도 없앴다. 앱 속도가 빨라져 은행 업무를 보는 데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했다.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이자 상품을 내놓고 이체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른바 ‘먹통 대출’이나 고객 응대 지연 등이 대표적 문제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한 달이 지났지만 대출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아 고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상담을 받기 위해 연결을 시도하면 ‘문의가 많아 직원 연결이 지연된다’는 메시지만 계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선 “카카오뱅크에서 대출 받는 게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는 말까지 나돈다.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분 소유 한도를 규정한 은산(銀産)분리 규제 완화도 넘어야 할 산. 현행법상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소유 지분은 10% 이내(의결권은 4% 이내)로 제한돼 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인터넷은행의 경영에 주도권을 쥐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흑자 전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업은 충분한 자본 확충이 적기에 이뤄져야 하지만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은산분리 규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일본 인터넷은행들이 흑자 전환하는 데 평균 5.4년이 걸렸는데 은산분리 규제가 있는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카뱅#가입자#대출#수수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