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First” 우즈벡 원정 전원 비즈니스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8일 05시 45분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 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 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축구대표팀, 일찌감치 왕복 항공편 예약
자리 없을 때도 임원보다 선수 편의 우선


2017년 여름 유독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많았다. 주요 인기 구기종목이 국가대표팀을 구성해 다양한 국제대회들을 소화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훈훈한 소식만 들려온 것은 아니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의 명예를 건 치열한 경기를 펼친 선수들이 불필요한 희생을 강요당했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것이 바로 대표선수들의 이동 때 항공기 비즈니스 좌석 논란이었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여자배구였다. 7월 말 체코에서 열린 FIVB(국제배구연맹) 월드 그랑프리 2그룹 결선 라운드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엔트리 12명 가운데 절반인 6명에게만 비즈니스 좌석이 제공됐다. 대한배구협회는 신장으로 제한해 185cm 이상 선수와 부상자에게 좌석을 배정하려고 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결국 IBK기업은행의 추가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대한농구협회도 도마에 올랐다. 8월 2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막을 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3위에 오르며 선전한 남자농구대표팀은 한 술 더 떴다. 신장 204cm 이상의 선수에게만 비즈니스 좌석을 줬다. 지난해(200cm)보다 기준이 4cm 높아졌다. 대신 선참 2명을 추가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선수 12명 가운데 달랑 3명에게만 비즈니스 좌석 혜택이 돌아갔다. 선수들끼리 자리를 양보해가며 불편함을 나눴으나 협회를 향한 비난은 배구의 곱으로 많아졌다.

결국 비용 문제다. 돈을 벌기보다는 쓰는데 익숙한 협회다보니 항상 누구에게 손을 벌리는 데만 열중한다. 이런 상황에서 돈이 없으면 선수들만 불편해진다. 축구대표팀은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안도감을 느낄 것 같다.

대표팀은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9차전을 마친 뒤 9월 1일 출국한다. 9월 5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최종전(10차전)을 펼치고 9월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의 왕복 항공편을 일찌감치 비즈니스로 확정 예약했다. 선수 26명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40여명의 인원이 전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최우선 배정 기준은 선수 편의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선수들은 주요 해외원정에서 항상 비즈니스 좌석에 앉는다. 대표팀 단장으로 파견되는 축구협회 고위 임원들도 좌석이 부족하면 선수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그 덕에 대표팀은 키와 관계없이 인천∼타슈켄트 왕복 15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현재 성인 남자대표팀에게만 비즈니스 좌석을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여자대표팀에게도 혜택을 확대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국가대표 위상에 걸맞은 환경을 제공해야 선수들이 더욱 열정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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