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정숙 ‘씨’→‘여사’로 호칭 변경…정청래 “입장 변화,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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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5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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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5일자 2면
한겨레 25일자 2면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겨레 사과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겨레 사과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겨레가 대통령 부인 이름 뒤에 붙이는 존칭의 표기를 '씨'에서 '여사'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25일 한겨레는 2면 '알림'을 통해 "1988년 창간 이후 유지해온 표기 원칙을 바꾸기로 했다. 독자 여러분의 요구와 질책,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중의 언어 습관 변화 등을 심각하게 고민한 결과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의 부인을 '씨'라고 호칭한 데 대해 독자들에 오해가 있었다며 독자들의 지적이 표기를 바꾸게 된 첫 번째 이유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듯이 '씨'는 '사람의 성이나 이름에 붙여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해 이르는 말'이다. 그렇지만 많은 독자분들께서 한겨레가 '씨'를 붙이는 것에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 '한겨레가 대통령을 무시한다'는 억측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씨'는 사전적 의미와 달리 점차 존칭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추세기도 하다. 독자 여러분의 비판은 이런 언어 습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라며 "'여사'의 쓰임새도 30년 전과 달라졌다. '호칭은 옳고 그름의 문법이 아니라 문화에 가깝다'는 한 원로 국어학자의 조언이 저희의 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 부인 호칭 문제에 대한 성찰을 계기로 독자 여러분과 더욱 소통하고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6월 20일 한겨레는 '김정숙씨, 민주당 의원 배우자들 초청해 청와대 오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독자들은 지난 5월 14일 청와대 관계자가 김정숙 여사의 호칭과 관련해 '여사님'으로 불러달라고 당부한 점을 언급하며 한겨레가 김정숙 여사를 '김정숙 씨'라고 표기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독자들은 과거 한겨레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에게는 '씨' 대신 '여사'라는 호칭을 표기한 기사를 증거를 제시하며 한겨레의 일관성 없는 표기법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겨레 기사 'MB의 굴욕' 투표소에서 대학생에 악수 거부 당해. 2012년 12월 19일자)

여기에 한겨레의 한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향해 '덤벼라 문빠들'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한겨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겨레 절독하겠다며 '절독 선언'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한겨레는 절독한 독자들에게 사과문을 전달했다. 한겨레를 절독한 한 누리꾼은 한겨레 대표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며 '사과문'을 인증하기도 했다.

이후 한겨레는 대통령 부인 호칭과 관련해 다각도로 접근했다.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토론도 했고,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기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겨레는 여러 의견을 종합해 대통령 부인의 호칭을 '씨'에서 '여사'로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겨레 입장 변화를 환영한다"라며 "언어는 생성-발전-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국어사전에는 '씨'가 존칭어지만 그 개념은 이미 소멸했다. 유권자와 싸우는 정치인, 독자와 싸우는 신문사는 바보다. '김정숙 여사'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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