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봉구스 밥버거 오세린 누구? 10만원 노점상→1000개 가맹점 프랜차이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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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5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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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봉구스밥버거 홈페이지
사진=봉구스밥버거 홈페이지
“저는 갑작스러운 젊은 날의 성공을 담을 그릇이 아니었고 순간 일탈로 이어졌다. 그 순간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마약을 투약하고 제공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22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주먹밥 프랜차이즈 업체 봉구스밥버거 오세린 대표는 25세 나이에 창업비용 10만 원으로 시작한 주먹밥 노점상을 전국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지닌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청년 사업가다.

수학과 교수인 아버지와 학원강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 대표는 어릴 적부터 공부보다는 장사에 관심이 많았다. 공부를 권유하는 부모에게 “앞으로 난 장사할 건데 공부를 왜 하느냐”고 반항했고, 갈등이 커지면서 집 밖으로 나돌았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그는 장사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 현장 막노동, 중국집 배달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 검정고시를 봤고 홍익대에 합격했다. 장사에 대한 열정을 접지 못한 그는 부모님 몰래 등록금을 환불받았고, 전국을 떠돌며 분식장사를 했다. 분식장사로 성공하지 못한 그는 장사 밑천이 10만 원쯤 남았을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남은 10만 원으로 고향인 수원에서 주먹밥을 변형한 밥버거 장사를 시작했다. 학생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좌판을 깔고 ‘봉구’라는 친근함이 느껴지는 가명을 썼다. 밥버거가 싸고 맛있다는 소문에 학생들은 몰려들었고, 하루 판매량은 1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1년 만에 학교 앞 장사를 접어야 했다. 불법 영업을 한다는 신고를 당했기 때문. 그는 2012년 3월 수원역 뒤편에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짜리 가게를 차렸다. 가게 이름은 프랑스어로 ‘맛있는 한입거리’라는 뜻의 ‘봉구스(Bon Gousse) 밥버거’로 정했다. 하루 수입은 100만 원으로 치솟았고, 그해 8월 오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맹점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전체 가맹점은 수천 억의 매출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그는 밥버거 제조 방식을 베낀 업체와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고, 동네 친구를 사업에 끌어들였다가 돈 문제로 친구를 잃기도 했다. 잦은 음주와 흡연, 회사 경영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2014년 2월엔 젊은 나이에 뇌졸중을 앓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젊은 날의 성공은 일탈로도 이어졌다. 마약에 손을 댄 것.

오 대표는 지난해 5~8월 서울 강남구 한 호텔 객실에서 3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5월~지난해 10월에도 3차례에 걸쳐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고 마약을 지인들에게 제공한 혐의도 있다.

그는 22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보호관찰과 약물치료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받았다.

23일 오 대표는 봉구스밥버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뭐라 변명의 여지가 없다. 여러분께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리고 기대를 배신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점주들과 직원들에게 “저를 믿고 의지하시고 창업까지 맡겨주셨는데 장사에 해가 되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저를 보고 젊은 시절 함께하고자 한 분들인데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 오세린 개인의 일탈이다. 저희 점주님들 따뜻한 마음으로 장사하시는 분들이다. 저희 직원들 점주님들 도와 진심으로 일한다”라며 “저를 욕하고 꾸짖어달라. 길고 깊게 자숙하는 모습 보이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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