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기차로 달려 김정일 만나 군사회담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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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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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 박재규 前통일부 장관 회고록 펴내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박재규 통일부 장관(왼쪽)이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동아일보DB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박재규 통일부 장관(왼쪽)이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동아일보DB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 회담추진위원장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73)이 24일 회고록 ‘일념, 평화통일 길’(경남대출판부·사진)을 발간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40년 넘게 지속해온 그간의 노력을 담았다.

195쪽 분량의 회고록(비매품)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개최했던 과정과 박 총장이 수석대표로 활약했던 1∼4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주요 경과가 390장의 사진과 함께 상세히 담겼다. 특히 박 총장이 2000년 6월 14일 평양 목란관 만찬에 참석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눈 사진이 눈에 띈다. 박 총장은 “당시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경의선 연결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회고록에는 또 2000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군사회담 개최에 대해 북측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박 총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하기로 예정된 오찬까지 미루면서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요구했고, 아예 밤을 새워 기차를 타고 달려가 자강도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국방장관회담 개최 약속을 받은 사례도 소개됐다.

박 총장은 회고록 서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추진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 미래가 우려된다”며 “여생도 남북관계 발전 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소임으로 여기고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박재규 회고록#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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