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폰으로 시작해 인공지능 비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중기가 미래다]‘1호 명문장수기업’ 코맥스

1968년 인터폰 사업으로 시작해 홈 사물인터넷(IoT) 기업으로 거듭난 코맥스는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변봉덕 코맥스 회장이 자사 제품군을 소개하고 있다. 코맥스 제공
1968년 인터폰 사업으로 시작해 홈 사물인터넷(IoT) 기업으로 거듭난 코맥스는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변봉덕 코맥스 회장이 자사 제품군을 소개하고 있다. 코맥스 제공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중소기업 코맥스(대표이사 변봉덕 회장·78)는 인터폰 생산에서 시작해 사물인터넷(IoT)과 홈 비서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기술력 기반의 중소기업이다.

1968년 ‘중앙전자공업’으로 시작한 코맥스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인터폰 사업을 펼쳤다. 변 회장은 설립 5년 만인 1973년 국내 최초로 영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인터폰 해외 수출 길을 열었다. 당시 한국은 해외에서 전후 빈곤국 취급을 받았지만 변 회장은 소수의 바이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는 전 세계 120개국에 1000여 종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출도 최근 30년 만에 30배 이상 늘어 지난해에는 매출액 1308억 원에 11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변 회장은 학창 시절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를 자주 들락거렸다. 60년대 국내 최대 전자상가였던 세운상가는 온갖 처음 보는 기기들의 보고였다. 그중에서도 전화교환기와 인터폰 등 정보통신기계에 관심이 갔다. 변 회장은 “나중엔 정보통신산업이 나라의 신경망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코맥스가 장수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였다. 200여 명의 본사직원 중 25%가량이 R&D 관련 부서 소속이다. 매출액의 3%를 매년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코맥스는 중소벤처기업부(옛 중소기업청) 선정 ‘제1호 명문장수기업’이기도 하다.

과감한 R&D 투자 덕분에 창립 이후 10년 단위로 코맥스 주력 제품은 변신을 거듭해 왔다. 1970년대 초 인터폰부터 시작해 1970년대 말에는 도어폰, 1980년대엔 화면으로 방문객 신원을 파악하는 비디오폰으로 발전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휴대전화로 난방 스위치와 가스 밸브를 조작할 수 있는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유행했던 ‘홈 네트워크’라는 신조어도 코맥스가 만들었다. 이 시기부터 코맥스는 IoT에 주목해 TV와 창문, 화재경보 등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동되는 홈 I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2007년에는 한국 기업의 인터폰 제품이 이란과 러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현지 주택건설 시장에선 이 제품 규격을 거의 표준 인터폰 규격으로 인식하다시피 할 정도였다. 이 해에 코맥스의 해외 수출 비중은 50%에 육박했다.

인터폰으로 시작했던 해외 수출은 꾸준한 신제품 개발 덕분에 확대할 수 있었다. 현재 대표적으로 매출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러시아 베트남 등에선 국가 특성별로 다양한 제품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폰과 월패드 등이 주력이지만 디지털 도어록이나 폐쇄회로(CC)TV 등 보안 솔루션 제품이나 병원 솔루션 제품 등으로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코맥스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의 '생산현장디지털화 사업'의 도움을 받아 작업 준비시간을 16분에서 5분으로 단축하고 재고량도 평균 4.7% 줄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코맥스는 올해 하반기 홈 IoT 통합 시스템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집 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 출입자, 가스 누출, 수돗물 누수 등의 정보를 취합해 월패드와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에게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사용자는 집 밖에서 가스를 잠글 수도 있고 커튼을 여닫거나 내부 환기를 할 수도 있다.

가정 내 생활기기를 손쉽게 제어해주는 인공지능(AI) 비서 ‘앤서’를 출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간 축적해온 R&D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이나 통신사들과 같은 분야에 당당히 진출하는 것이다.

변 회장은 “코맥스는 창업 때부터 줄곧 주택건설 과정과 공용구역의 통신기기 연결 역할을 수행해 온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향후에도 주거생활의 안전과 편리성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코맥스#중기#인터폰#사물인터넷#중소기업#장수기업#홈io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