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의원님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저는…… 공무원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4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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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한민국 중앙부처 공무원 입니다. 요즘 같으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국회에서 2016년도 결산 심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국정감사때는 죽음이죠ㅜㅜ)
행정수도 이전으로 제 책상은 세종시로 옮겼지만 주 활동무대는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 입니다.

국회 올 때면 바짝 긴장하게 됩니다. 의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리미리 관련 자료를 준비해 놓지만 답변시간이 지체되면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수 입니다. 국회 상임위 회의실 밖은 전쟁터 입니다.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TV를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체크하고, 관련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실시간 으로 답변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쪽지 대본으로 드라마에 출현하는 배우처럼 말이죠.

최근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더욱 긴장됩니다. 신임 기관장에게 관련 설명은 했지만 의원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결국 국회 상임위에서 한 의원이 저희를 전부 일으켜 세웠습니다. 기관장의 잘못(?)도 있지만 보좌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서 인듯 합니다. 이럴 때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얼마 전에는 신임 기관장의 인사청문회가 있었습니다. 답변 자료를 준비해 후보자 뒤편에 앉아있었습니다. 한 의원이 저희를 또 찾습니다. 너무 많은 수가 나와 있다는 이유로 저희를 회의실에서 퇴장시킨 적도 있습니다.

중앙공무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지만 이럴 땐 초라해 집니다. 하지만 오늘도 새롭게 준비합니다. 우리를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하는 공무원 응시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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