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부활 가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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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더블스타 1500억원 인하 요구… 주주협서 수용하기로 의견 모아

금호타이어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가 중국 더블스타가 요구한 매각 조건 변경안을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 인하 여부와 관련한 회의를 열고 더블스타의 요구를 들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를 들어주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주협의회는 이날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주까지 주주협의회 간사인 KDB산업은행에 최종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더블스타는 16일 산업은행에 매각가(9550억 원)의 16.2%인 1500억 원을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15% 이상 떨어질 경우 가격 인하를 요청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과 계약을 맺었다.

주식매매계약 내용이 변경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도 살아난다.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기업을 살 수 있는 권리다. 박 회장은 1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약 7개월간 상표권 사용료 등을 두고 줄다리기를 한 끝에 비로소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게 됐다.

문제는 박 회장이 어떻게 8000억 원에 이르는 매수자금을 마련할지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컨소시엄을 통해 외부 자금을 동원하는 것이다. 채권단은 올 초까지만 해도 컨소시엄 구성을 반대해 왔다.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박 회장 측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요구해 이를 ‘편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변경된 내용으로 새로운 계약에 들어가는 것인 만큼 컨소시엄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 안정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주요 계열사를 담보로 자금을 동원하는 건 금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박 회장이 중국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중국 업체를 투자자로 모집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더블스타 컨소시엄에 이미 중국 은행들이 참여하고 있어 이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파악한 더블스타가 우선매수청구권이 살아날 것을 감안하면서도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송충현 balgun@donga.com·서동일 기자
#금호타이어#박삼구#우선매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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