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잇단 충돌에… 세계 전역 美함정 일시 작전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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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中 인접지역…해킹가능성”
北미사일 방어에 차질 오나 우려도

미국 해군이 21일 싱가포르 인근 해상에서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존 S 매케인함이 유조선과 충돌하는 등 함정 사고가 반복되자 전 세계 해상에서 작전 중인 모든 자국 함정에 일시 작전활동 중단을 명령했다. 일각에서는 사고 원인에 대해 해킹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작전 중단 명령을 알리며 “이 같은 충돌 사고는 태평양 작전지역에서만 최근 석 달 사이 두 번째다. 단호한 행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 배치된 함대 사령관을 모두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성명은 매케인함이 믈라카해협에서 싱가포르 유조선과 충돌한 지 몇 시간 뒤 나왔다. 함정들은 돌아가면서 하루씩 작전을 멈출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 정지 기간은 1, 2일가량으로 예상된다.

아직 사고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CNN은 이날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충돌 직전 매케인함의 조종장치에 이상이 생겼으나 충돌 직후 다시 복구됐다”고 보도했다. 조종장치에 기계적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킹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올해 들어 터진 4번의 함정 사고가 모두 러시아, 중국, 북한 등과 인접한 태평양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양 군사전문가인 스티브 개니어드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서양이나 지중해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전혀 없었다”며 태평양함대에서만 문제가 생기는 이유를 의아해했다.

사고 하루 뒤인 22일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싱가포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폐쇄된 선체 격실에 들어간 잠수부들이 일부 시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해역 인근을 수색한 말레이시아 해군으로부터 시신 1구를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실종 수병이 맞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이은 함정 사고와 함정의 작전 중단으로 북한 미사일 방어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매케인함은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이지스 방어 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이지스함#북한#중국#해킹#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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